(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1위인 농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오뚜기 등 후발주자의 약진 등으로 점유율은 물론 국내 매출과 영업이익도 감소세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전년대비 7.47% 늘어난 96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2천83억원으로 0.39% 줄었다. 이러한 실적은 금융시장 전망치와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실적 하향 추세가 두드러진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14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5.0% 감소했고 매출액도 5.1% 줄어든 5천449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금융시장의 예상치를 50%가량 하회했다.

농심은 지난해 4분기 면류 매출이 전년대비 7%가량 감소하며 타격을 입었다.

연간 영업이익 추이도 지난 2015년 반짝 1천억원을 넘어선 이후 2016년과 2017년에는 정체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라면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농심의 장악력이 예전만큼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 판매액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56.2%를 차지해 여전히 2위권을 두 배 이상 앞서고 있지만, 판매량 기준으로는 52%로 떨어져 25.6%를 기록한 2위 오뚜기와 격차가 줄었다.

농심은 국내 라면시장에서 20년 넘게 점유율 70%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켰다. 사실상 국내 라면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셈이다. 그러나 지난 2014년을 기점으로 점유율이 하락하기 시작해 50%대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선도적으로 라면값 인상을 단행한 농심은 인상된 가격을 통해 수익을 보존하고 다른 업체들이 라면값을 올리면 점유율이 떨어졌다 다시 회복하는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농심은 반복된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오뚜기 등 후발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가격 인상폭을 조절하며 농심을 압박하고 있다.

농심은 전체 매출의 80%를 국내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내수시장이 흔들리면서 삼성증권은 농심의 올해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7%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5% 내려 잡았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사업경쟁 심화로 시장 지배력이 과거보다 축소되고 있다"며 "간편식 등 대체재의 성장으로 라면시장 규모가 성장하기 힘들다는 점이 부각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라면시장 전체 규모가 2조원 부근에서 정체를 보이면서 농심이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유정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은 미국에서 대형 유통채널이 확장 추세에 있고 일본, 호주 등 지역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다만, 국내 라면시장 경쟁은 올해도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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