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설 연휴 직후 본격적인 하락 추세가 형성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0일 달러-원 환율이 아직 변곡점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이르다며 하락할 룸(여유분)이 크지 않다고 봤다.

한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환율 변곡점이라고 보기에는 아래쪽 룸(여유분)이 별로 없다"며 "포지션으로 봐도 아직은 뉴트럴(중립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화 변곡점이라기보다 지난주 설연휴 전에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으며 리스크회피를 보였던 것을 일부 되돌린 흐름"이라며 "달러화가 월초 1,100원선에 근접했을 때가 수출업체들이나 숏플레이어에는 절호의 매도 기회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환시 참가자들은 앞으로 달러화가 하락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미국 증시 조정 여부와 미국 국채수익률 상승세 우려, 외환당국 개입 경계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지목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잘 나오면서 미국 금리 불확실성을 제거한 측면도 있다"며 "다만, 1,060원대는 외환당국 관리 레벨이라는 인식이 있고, 미국 통화정책 관련 우려도 줄어들면서 고점은 1,070원대에서 막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달러 약세를 뒷받침하던 주요 환율의 레벨이 저항선 또는 지지선에 임박한 점도 달러화 방향성이 제한되는 요인으로 꼽혔다.

유로-달러 환율은 1.24달러대로 오르며 달러 약세를 유발했다.

하지만 1.25달러선은 빅 피겨(큰 자릿수)로 인식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05엔대로 내리며 달러 약세를 반영했지만 일본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섰다.

달러-엔 환율 추가하락도 여의치 않은 셈이다.

달러-위안 환율도 6.30위안선이 지지선으로 막히면서 튀어 올랐다.

즉, 유로-달러 환율이 1.25달러를 뚫고 오르거나 달러-엔 환율 105엔선이 무너지는 등 글로벌 달러 약세를 이끌 여건이 충분히 형성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달러 약세 여건이 충분히 무르익지 않은 상태에서 1,060원대 외환당국과 마주할 정도로 숏플레이가 나오기는 어렵다고 딜러들은 내다봤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유로화나 엔화 환율을 보면서 달러 약세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다"며 "글로벌 달러 약세가 주요 통화 레벨로 봤을 때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화가 10원 정도 갭다운되더라도 현재로써는 추격 매도로 외환당국과 진검승부를 하는 국면까지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위쪽은 1,072원선이, 아래쪽은 1,060원선이 걸리는 레인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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