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금융투자업계는 한국지엠(GM) 측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은 GM 본사의 경영전략에 따른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동안 군산공장에 부품을 납품하던 업체의 매출 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향후 공장 폐쇄 등이 확산될 경우 파장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군산공장 폐쇄는 예정된 절차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20일 한국GM이 맡았던 소형차 수출기지의 역할이 여러 국가로 분산되면서 국내에서 입지가 좁아짐에 따라, 한국에서의 일부 공장 철수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군산공장은 수익성 개선이 가장 시급했던 공장 중의 하나로 지목됐다.

GM 본사의 이러한 행태는 과거 행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GM 본사는 2013년부터 미국과 중국 등 이른바 G2와 중남미시장, 미래 자동차 기술 등에 집중하기 위해 적자를 기록하는 해외사업부를 철수시키기 시작했다.

지난 2013년에는 유럽 쉐보레 판매법인을 철수시켰고, 2015년에는 러시아공장과 인도네시아 공장을 폐쇄했다. 이후 호주와 동아프리카, 인도 등에서도 쉐보레 브랜드 판매 중단 및 생산기지 매각 등의 절차를 밟았다.

이에 대해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GM은 소위 돈 안 되는 지역에서는 이미 생산중단 및 철수를 단행하고 있고, 자동차 주력시장인 미국과 중국에 판매력을 집중하는 상황"이라며 "자율주행과 친환경차 등 뉴 모빌리티 전환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생산 유연성과 현금흐름을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한국시장 철수는 GM 본사의 전략에 따라

전문가들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향후 한국시장에서 철수 가능성은 결국 GM 본사의 전략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추정했다.

신용평가사들도 군산공장 폐쇄에 대해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대체로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GM 본사가 향후 경영전략을 어떻게 가져갈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국GM은 생산량 대부분이 부평공장에서 나오고 있고, 내수시장보다는 수출 비중이 높다는 점 등을 감안한 분석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한국GM 철수 가능성에 대해 "폐쇄나 매각 등 어떤 방향으로 결정되더라도 그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군산공장도 이미 가동중단에 들어간 상태라 재개할지도 불확실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GM을 인도처럼 전략적 생산기지로 가져가려는지 혹은 인기차종에 대해서만 생산을 가져가려는지 등 GM 본사의 전략적 포지션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다만 각종 사례를 감안할 때 철수 가능성을 배제하기도 어렵다는 분석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GM은 글로벌GM의 소형차 수출기지로 활용돼 왔지만 중국GM의 고성장과 3백만대 이상의 판매규모, 작년 GM의 유럽시장 철수 등으로 역할 축소가 예견됐다"며 "최악의 경우 한국GM의 철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부품업체 파장은…당장은 제한적으로 향후 커질 수도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에도 경쟁사나 부품사 등 관련업계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군산공장의 최근 3년간 가동률은 20% 미만으로 가동률이 계속 하락하면서 이미 공장 운영을 지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 생산규모에 있어서도 군산공장에서 지난해 생산된 크루즈와 올란도는 각각 2만3천103대와 1만879대로 한국GM에서 생산하는 52만대 가운데 6.5% 수준에 그쳤다.

이상현 연구원은 "한국GM의 내수 판매는 13만대로 내수점유율이 7% 수준인데 국내 생산을 안 하더라도 이미 FTA 등을 활용해 차량을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여타 업체의 반사이익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한국GM의 다른 공장으로 파장이 확산될 경우 그 영향력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한국GM이 직접 고용한 인력은 지난 2016년 기준 약 1만6천명이고, 부품협력사의 고용 인력까지 합치면 15만여명에 이른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한국GM 군산공장이 생산하던 크루즈와 올란도 판매 비중은 1.4%에 불과하지만, 부평, 창원공장 등을 포함한 한국GM 전체가 내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3%, 수출에서의 비중은 15.9%에 달한다"며 "GM의 구조조정이 국내 타사업장까지 확산될 경우 정부의 대응 등은 향후 다른 자동차업체들의 노사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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