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한국과 미국의 단기 내 통화정책 행보가 엇갈릴 것이란 전망에 두 국가 채권의 금리 역전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20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5년 최종호가수익률은 2.565%를 기록하며 미 국채 5년물 금리(2.6308%, 16일 기준)를 밑돌았다.

리스크 프리미엄을 반영해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의 채권 금리가 더 높게 형성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국고채 10년 금리도 전일 2.798%를 나타내, 미국 동일 만기 금리(2.8786%, 16일 기준)를 하회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머지않은 시점에 한국과 미국 금리가 전 구간에서 역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월 중반 들어 대외여건 대비 어려운 국내경기 여건과 우호적인 수급 상황에 고민이 커지고 있다"며 "2분기까지 한국과 미국 금리의 전 구간 역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리 역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외국인 자본유출을 걱정하는 시장 참가자는 많지 않은 분위기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자본유출이 금리 차보다 외환시장 불안에 영향을 받은 측면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금리 차에 따라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을 빠져나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미국과 금리 차가 벌어진 어제만 해도 달러-원 환율은 10원 가까이 내려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일부 자본유출은 국내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한 금융통화위원은 지난달 회의에서 국내 자본유출이 환율 변동을 통해 물가 등 거시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 정책금리의 역전을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여길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캐리 수익을 노린 일부 외국인 투자자가 이탈할 수 있어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투자심리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템플턴 등 큰손으로 꼽히는 외국인이 투자를 줄인다며 시장은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며 "아직 그런 기미는 관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프랭클린 템플턴의 마이클 하젠스탑 부사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16일 블로그에 공개한 대담에서 한국 원화와 국채에 대한 전망을 묻는 말에 "금리가 상승하면 한국은 아마 미국에 대해 금리 차이가 마이너스(-)가 될 것이기 때문에 다소 취약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한국은 분명히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고, 그것이 원화를 지지한다"면서도 "(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금리 동학이 부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미국의 수익률 곡선 비교, 출처:인포맥스(화면번호: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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