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등 대형사 영향은 '제한적'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한국신용평가는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된 탓에 국내 철강업계의 수익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이번 미국의 조치가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강관업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신평은 20일 발간한 '미국의 철강 무역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한 한신평의 의견'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를 감안할 때 권고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대미 수출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해당 조치는 기존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와는 별도로 적용된다"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부 국가에만 차별적인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이 시행될 경우 국내 철강업체들의 피해가 가장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앞서 미국은 과도한 철강제품 수입이 국가안보를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 등에서 수입하는 철강재에 대해 관세부과, 수입할당을 포함한 3가지 조치 중 하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기업에는 세아제강('A+') 등 강관을 주력제품으로 보유한 업체들이 꼽혔다.

한신평은 "강관을 주력으로 하는 세아제강은 전체 매출에서 미국 비중이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미국의 관세율 조정으로 가격경쟁력이 향상됨에 따라 유정용강관을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신평은 이어 "해외 생산을 통해 기존의 수출물량을 대체하기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규제 이후 수익성 변화와 현지 생산을 통한 매출기반 유지 여부에 대하여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반면, 한신평은 포스코('AA+')와 현대제철('AA'), 세아베스틸('A+') 등의 대형사들은 이번 규제가 현실화되더라도 제한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지난 2014년 이후 미국의 수입 규제가 강화하면서 포스코 등의 대미 수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흐름을 나타냈다는 게 한신평의 설명이다.

한신평은 "대미수출 감소 외에도 수출물량의 전환으로 역내 철강수급이 악화될 수 있다"며 "이번 규제가 유럽과 중국, 남미 등 다양한 국가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만큼 해당 물량들이 경쟁강도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철강 수입규제가 타 국가로 확산될 경우 국내 철강재가 추가로 규제의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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