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실적 악화, 노조와의 갈등 등으로 홍역을 앓았던 골든브릿지증권의 최대주주가 바뀐다. 증권업계는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산적해 이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골든브릿지증권은 최대주주인 골든브릿지가 보유한 지분 전량을 코스닥 상장사인 텍셀네트컴에 420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골든브릿지증권은 최대주주 지분 매각과 함께 전환사채 발행과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텍셀네트컴은 지분 인수대금과 함께 유상증자, 전환사채 발행에도 참여해 총 840억원을 골든브릿지증권에 투입한다. 회사 자기자본의 43%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며 전일 골든브릿지증권의 주가는 상한가로 직행했다.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경영 정상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반면, 텍셀네트컴의 주가는 3% 이상 내렸다. 저축은행과 증권사가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으나, 부실기업을 인수한다는 우려감이 혼재되며 투자 심리도 다소 위축됐다.

업계에서는 최대주주가 바뀌는 것을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텍셀네트컴의 유준원 대표가 과거에도 세종저축은행 등을 인수해 영업적자인 기업을 흑자 전환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슈퍼 개미로 알려진 유 대표가 손해가 나는 투자를 단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자본이 늘어나면 경영이 좀 더 원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든브릿지증권 최대주주인 골든브릿지에 남은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이상준 골든브릿지 회장은 유상감자 등으로 자본을 회수한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미공개 정보를 유출했다는 부당 내부거래 의혹까지 불거지며 금융감독원이 조사하기도 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해 7월 4일에 송고한 '골든브릿지의 두 번째 유상감자…내부자거래 의혹' 기사 참고)

이미 여러 차례 유상감자를 단행해 자본 적정성 측면에서도 더 이상의 감자는 불가능했다. 그간 캐피탈 계열사 등 자산을 매각했고, 직원도 대폭 감축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주주에게 남은 카드는 경영권 매각뿐이었다.

기존 최대주주를 둘러싼 논란과 노조와의 갈등이 쉽사리 봉합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최근 까다로워진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대한 우려감도 잔존한다. 일반 기업이 금융사를 인수할 때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다른 관계자는 "회사는 유상감자에 대해 '대내외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몸집을 줄이고 경쟁력이 있는 사업에 특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며 "그러나 이제 이 회장의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함이었다는 게 드러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에도 대규모 차입금이 있는 상황에서 유상감자를 시도하는 것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금감원에는 대주주를 둘러싼 미공개 정보 이용에 대한 민원도 계속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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