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기준금리가 비슷한 한국과 미국, 호주의 채권금리 흐름이 서울채권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 차이가 미국과 한국, 호주 금리를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어서다.

21일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 일별추이(화면번호 6540)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과 한국 호주 10년물 금리는 각각 31.8bp, 42.51bp, 22.19bp 상승했다.









미국의 금리상승 속도가 빨랐다.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올해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5%, 전년동월대비 2.1% 상승했다. 전망치인 전월비 0.4%, 전년비 1.9% 상승을 웃돌았다.

금융시장은 내달 20~21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일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3.1% 반영했다.

한국과 호주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을 막는 요인은 낮은 물가다. 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1.0% 상승에 그쳤다. 한은은 물가가 올해 상반기까지 1%대 초중반의 낮은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채권시장은 한국의 금리 인상이 하반기가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낮은 물가뿐만 아니라 새 한은 총재 취임 등 굵직한 이벤트도 있다.

호주도 예상보다 높지 않은 인플레이션이 기준금리 인상을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2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 향후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호주의 지난해 4분기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9% 올랐다. 시장 예상치인 2.0%에 미치지 못했다.

시장참가자들은 미국 금리 흐름과 함께 호주 금리 흐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글로벌 금리 흐름을 주도하지만, 금리상승 속도나 폭은 호주 금리와 더 연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작년까지만 해도 호주 금리가 금리 차 때문에 미국이나 한국보다 더 높았는데, 올해 들어서 미국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오면서 한국과 호주를 앞질렀다"며 "호주나 한국은 금리 인상 시기나 횟수 등이 한두 차례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은 적어도 세 차례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금리를 더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물가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은 수준이라 재조정되는 과정에서 금리상승 폭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전형적인 고금리 국가인 호주에서도 금리 인상 기대감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도 인플레 기대감이 적기 때문에 점차 미국보다는 호주 금리 쪽으로 따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syje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