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이민재 기자 = 한국지엠(GM)의 차입금과 이자 부담이 과중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금창출력이 약화됐으나 투자규모는 4천억~7천억대를 유지하면서 현금흐름이 빡빡해진 탓으로 분석된다.

자동차업황이 침체된 가운데 한국GM이 외부자금 수혈 없이는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못할 것이란 평가가 많다. 이 때문에 GM 본사는 2조~3조원 규모의 지원을 해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한국GM이 현금창출력 등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한국GM에 자금을 지원하더라도 미봉책에 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 한국GM, 5년 새 차입금 316% 증가…이자비용도 감당 못 해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결기준 한국GM 총 차입금은 2011년 7천134억원, 2012년 1조5천975억원, 2013년 2조4천956억원, 2014년 2조2천541억원, 2015년 2조4천231억원, 2016년 2조9천705억원을 기록했다.

5년 사이 차입금이 약 316% 증가했다.

차입금 의존도는 2011년 6.35%에서 2016년 39.45%로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제조기업 차입금 의존도는 평균 23.6%다.

한국GM 차입금 이자율도 높은 수준이다. 한국GM은 2012~2016년 특수관계자인 GM홀딩스(GM Holdings LLC)에서 이자율 4.8~5.3%로 운영자금을 대출했다.

쌍용자동차가 한국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에서 이자율 3.22~3.65%로 운영자금을 빌린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2016년 기준 한국GM은 GM 관계사에 이자비용으로 1천343억원을 냈다. 같은 기간 한국GM은 영업손실 5천219억원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했다.

한국GM은 차입금 등 금융부채뿐 아니라 영업부채도 많다. 이 때문에 2016년 기준 자산(7조5천299억원)에서 부채(7조5천212억원)가 대부분이다.

자본총계는 86억7천166만원에 불과하다. 자본총계가 자본금(1천663억2천289만원)보다 적은 자본잠식 상태다.

◇ 현금창출력 '마이너스'…"고비용 구조가 문제"

이처럼 한국GM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은 현금창출력이 떨어진 가운데 투자규모는 일정 수준을 유지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GM의 영업현금흐름은 2011년 3천691억원, 2012년 4천656억원, 2013년 7천762억원, 2014년 7천83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5년 마이너스(-) 5천594억원, 2016년 -701억원을 기록하며 현금창출력이 약화됐다.

현금창출력 약화 원인으로 비효율적인 비용구조가 꼽힌다. 지난 2016년 연결기준 한국GM 매출액 12조3천116억원 중에서 매출원가가 11조4천517억원이다. 매출원가율이 약 93.02%에 달한다.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매출원가율은 약 81.11%, 80.21%다.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매출원가율은 각각 약 83.69%, 80.14%다. 국내 5대 완성차업체 중에서 한국GM 매출원가율이 가장 높은 셈이다.

이처럼 최근 한국GM이 현금을 창출하지 못했으나, 투자규모는 4천억~7천억원대를 유지했다.

실제 한국GM의 자본적 지출은 지난 2011년 7천551억원, 2012년 6천557억원, 2013년 4천309억원, 2014년 5천978억원, 2015년 4천240억원, 2016년 4천792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2016년에는 516억 규모의 기타 투자자산을 취득했다.

이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자본적 지출 대부분은 공장 개·보수 비용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자금 지원이 해답 아냐…현금창출력 등 경쟁력 회복해야"

자동차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한국GM이 외부 도움 없이는 재무구조를 개선하지못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부와 GM 본사가 지원방식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실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한국GM 대책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은 전날 배리 엥글 GM 총괄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GM 측이 한국GM에 빌려준 27억달러(3조2천억원)을 해소하지 않으면 연간 2천억원씩 이자가 나가기 때문에 장사를 하나 마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엥글 사장은 "출자전환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했다.

GM 본사는 또 한국GM 경영정상화를 위해 한국 정부에 인센티브 등 지원을 요구했다. 홍 위원장은 인센티브 규모를 2~3조원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한국GM의 현금창출력 등 경쟁력이 회복되지 않으면 한국GM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더라도 자생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정부와 GM 본사가 자금지원 방식을 놓고 옥신각신하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GM 비용구조를 효율적으로 바꾸고 현금창출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자칫 자금지원만 반복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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