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금융투자업계가 증시 호조세에 따라 순항하고 있지만, 비용 절감 움직임은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임원에게 특전으로 제공됐던 차량이나 기사 등의 반납도 이뤄졌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이달 말로 본사 관리직 본부장급 임원의 차량과 기사를 반납하도록 조치했다. 임원들에게 특전 중 하나로 제공된 차량과 기사를 반납하도록 하며 비용 효율화에 나선 것이다.

이에 앞서 신한금투는 인사 발령을 통해 사장, 부사장 등을 제외한 본부장급의 임원 비서 일부를 지점 업무직으로 발령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증권업계의 실적이 개선됐지만, 올해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기에 불필요한 비용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증권업 특성상 대내외 변수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이 대폭 개선되면서 올해 새로 부여된 실적 목표치에 대한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며 "뾰족한 추가 수익원이 없는 상황에서 선제 비용 감축이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금융위기의 여파로 경영 악화를 우려한 교보생명에서도 임원의 차량 반납이 있었다. 아시아나항공 등 일반 기업들도 비용 절감을 위해 임원 차량 지원을 중단한 사례가 있다. 또한, 실적이 부진한 임원에 대해 문책성으로 각종 특전을 반납하게 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하지만, 경영 순항 중인 신한금투의 최근 이런 조처는 의외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에는 대폭 개선된 실적을 시현했고, 김형진 사장이 선임된 지 만 1년이 되는 시점에서 부임 첫해에 대한 평가도 나쁘지 않다.

김 사장은 신한금융지주 내에서 전략기획과 글로벌 전략을 담당하며 '전략통'으로 정평이 난 만큼, 지난 한 해 동안 다방면으로 전략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최근 각 지역 영업본부장실을 본사에서 해당 지역 지점 등으로 이동하게 한 것도 전략적인 시도였다. 연초 신년사를 통해서도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현장 중심의 영업 전략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한 바 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신한금투는 최근 업무 프로세스 혁신, 디지털화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김형진 사장이 부임 때부터 전략적인 방향 제시나 업무 추진력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만큼, 이에 맞춰 변화가 계속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신한금투 측은 "관리직 본부장의 경우 기사 대신 기업용 대리 기사를 이용할 수 있고, 지역본부장 4명은 비서 대신 남자스텝 직원을 배정해 업무에 차질이 없게 했다"고 설명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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