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오는 27일 차기 BNK경남은행장 선임을 앞두고 내부출신 인사들 간 물밑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일 마감한 경남은행장 공모에 경남은행 현직 임원 3명과 BNK금융지주 소속 1명, 전직 임원 5명 등 총 9명이 지원했다.

현직은 황윤철 BNK금융지주 부사장, 이철수 경남은행 수석부행장, 구삼조 부행장, 김형동 부행장 등이다. 허철운 전 수석부행장, 조태구 전 부행장, 경원희 전 부행장, 이경균 전 부행장, 문양호 전 부행장도 지원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23일 1차 면접에서 2~3명의 후보군을 압축하고 27일 심층 면접을 거쳐 내정자를 정할 방침이다.

이번에 지원서를 낸 후보들은 모두 경남은행 출신이다.

김지완 회장은 그동안 수차례 "차기 경남은행장은 반드시 내부출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해왔다.

김 회장은 경남은행을 잘 아는 사람들이 선출 과정을 이끌어야 한다며 행장 선임 절차를 경남은행 이사회에 일임하기도 했다.

지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자회사에서 자체적으로 뽑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따라서 차기 경남은행장은 임추위 의장을 맡은 송병국 숭실대 겸임교수와 명형국 BNK금융지주 그룹전략재무총괄 상무, 권영준 이사, 송병국 이사, 양호성 이사, 정영두 이사 등 6명이 뽑는다.

금융권에서는 이 수석부행장과 허 전 수석부행장, 황 부사장을 유력 후보로 보고 있다.

이 수석부행장은 경남은행에서 가장 인맥이 두터운 마산상고 출신이다. 임추위가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인물을 차기 행장의 최우선 덕목으로 꼽고 있고, 현직으로 내부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또 이 수석부행장은 박재경 사장의 고교 선배이기도 하다.

허 전 수석부행장은 김 회장의 부산상고 후배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지난 2014년 손교덕 행장 선임 당시에도 최종 후보군에 올랐던 그는 경남은행 주요 임원 자리를 두루 거치면서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고 능력 면에서도 인정받고 있어 차기 행장 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낙하산 논란 끝에 선임된 김 회장을 취임 초부터 측근에서 보좌한 황 부사장도 급부상하고 있다.

그는 1980년 경남은행에 입행해 지역발전본부장, 마케팅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 지난해 초 지주로 넘어오면서 부행장보에서 전무로 승진한 데 이어 지난해 말 다시 지주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김 회장이 황 부사장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경남은행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번 경남은행장 선임이 후보자 공모부터 최종 행장 후보 선정까지 일주일 만에 마무리될 정도로 급박하게 진행된다는 점에서 특정 후보 내정설, 외부 입김 작용설 등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방은행 특성상 지역 정관계 인사의 입김이나 지역 유력 기업이 연루되는 등 인사 압력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경남은행 임추위 관계자는 "차기 행장 후보 대상자를 내부 임원으로 제한한 만큼 자격요건 검증 및 평가 등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고 낙하산 논란도 없다"며 "시간상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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