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075원 선 저항선을 돌파한 데 이어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기 자신감이 확인되면서 1,080원대 고점 탐색이 나타날 전망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달러 강세 전망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1월 FOMC가 제롬 파월 신임 연준 의장이 포함되지 않은 회의인 데다 다른 연준 인사들의 스탠스 등 추가로 확인할 재료가 남아있는 만큼 달러-원 상단에 대해선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22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76.3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6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76.20원) 대비 0.80원 오른 셈이다.

FOMC 의사록이 공개되기 전까진 런던 NDF 시장에서 달러 매도 우위 세력이 우위를 보였으나, 뉴욕 시장 개장 후 공개된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이 경제 성장과 물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자 전일 종가 대비 상승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2.94%까지 오르면서 다시 4년 내 최고치를 보이자 증시가 하락하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또다시 긴축 경계에 빨간불을 켜진 셈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FOMC 의사록이 시장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나, 이달 초 임금과 물가 지표 서프라이즈 등으로 충만해진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까지 반영되면서 달러-원 환율 상승 재료로 해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선 연준이 오는 3월, 6월 연이어 금리를 인상할 확률이 낮았으나, 의사록 공개 후 국채 금리 쪽에서 긴축 경계가 커지면서 증시가 다시 한 번 재평가되는 과정이 진행됐다"며 "달러 자산에 대한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고 달러-원 1,080원 선 상단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외환딜러들도 달러-원 상단을 1,080원대 초반까지 높이면서 달러 강세 전망을 키웠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1월 의사록 자체는 경제 전망치를 높이되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는 등 예상했던 정도로 나왔다"면서도 "이달 초 물가 지표 서프라이즈 등으로 위원들의 인플레이션 자신감이 더 커졌을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더욱 반영돼 매파적이라는 인식이 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도 "예상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나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고 증시가 다소 조정을 받아 NDF에서 달러화가 전일보다 상승하면서 끝났다"며 "경기 개선 자신감을 확인하면서 매파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있고 간밤에 발표된 서비스업 PMI 속보치(계절 조정치) 등 지표도 좋아 금리 인상 네 차례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2월 미 서비스업 PMI 속보치는 전월 53.3에서 55.9로 상승했다. 이는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비스업 PMI는 시장의 예상치 54.0도 큰 폭으로 넘어섰다.

이들은 지표 호조와 강화된 물가 상승 기대 속에 파월 의장의 스탠스를 확인할 이달 말 이벤트를 주시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오는 28일에는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다음 달 1일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반기 통화정책 보고를 하고 의원들의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가 3년 내 최저를 찍고 반등을 시도하는 중인데 시장의 확신이 강하진 않아 보인다"며 "의사록도 중요하지만, 이번 회의가 파월 의장이 포함된 회의가 아니라서 파월 의장의 증언을 확인할 이벤트가 더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민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의 전반적 톤 자체는 의사록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경기가 좋은데 굳이 비둘기파적으로 나올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중립을 유지할 것이고, FOMC 의사록에 없었던 3회 인상을 강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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