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숨겨진 메시지를 볼 때 제롬 파월 새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당분간 매파 스탠스를 밀어붙일 가능성을 시장이 염두에 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1일(현지 시간) 공개된 1월 FOMC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경제 호조에 대해 자신감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고, 금융시장은 이에 반응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94%를 돌파해 4년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주가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시장 참가자들이 의사록에서 매파 냄새를 맡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은 1월 FOMC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금리 인상 노선과 관련한 대목에 일부러 '추가적인(further)'이라는 문구를 삽입해 금리 인상 속도가 가속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신문은 이번 의사록 끝 부분에 해당 경위가 적혀있었다는 점이 큰 포인트라고 판단했다.

FOMC 멤버들은 "단기적인 경제 전망 강화는 연방기금금리의 점진적 상승 궤도가 적절할 가능성을 높였다"고 입을 모았다.

니혼게이자이는 '추가적인'이라는 문구를 넣는데 이견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금리 인상 속도를 가속화시킬지 말지 논의 자체가 후퇴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뿐만 아니라 최근까지 나타났던 물가 상승 부진에 대한 연준 실무진의 분석이 있었던 점도 1월 FOMC 의사록에 숨겨진 메시지라고 니혼게이자이는 판단했다.

재닛 옐런 전 의장이 '미스터리'라고 누차 말했던 물가 부진에 대해 실무진들은 의료 서비스 분야 등에서의 구조적 변화와 작년 이례적인 휴대전화 통신 서비스 요금 하락 등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시장에서 아마존 효과라고 일컫는 인터넷 쇼핑 보급을 배경으로 한 '경쟁 격화에 따른 가격 하락'에는 확실한 증거가 보이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미스터리에 대한 해명으로는 아직 신통치 않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연준 실무진들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문은 파월 의장이 실무진의 분석과 보고를 주의 깊게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파월의 연준이 '물가 정체에서 탈피하고 있다'는 이론으로 무장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니혼게이자이는 미국 주가가 급락하기 이전이었던 상황에서 몇몇 위원이 '경제가 잠재력 이상으로 순항함에 따라 금융면에서 불균형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경고한 점도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이달 미국 주가 급락 후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잇따라 '건전한 조정'이라고 밝힌 이유가 드러나는 셈이다.

연준에 정통한 한 금융 관계자는 연준 관계자들이 이번 주가 조정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할 때 파월 의장이 당분간 매파 얼굴을 할 가능성을 시장이 더욱 의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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