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 1,150원선을 향한 상승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는 이달들어 1,140원대에서 하락했다가도 하단에서 지지력이 확인되는 흐름을 보여왔다. 하방경직성이 탄탄하게 유지된 만큼 달러 매수세에 힘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대규모 채권을 매도한 외국인의 역송금 가능성에 대한 선반영도 나타날 수도 있다.

주말을 앞두고 서울환시가 주목하는 변수는 한ㆍ미 정상회담이다.

양국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 어떤 결과를 도출할 것인지에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북핵 해법 모색에 대한 논의가 중심이 될 것이지만 미국은 한ㆍ미 FTA(자유무역협정)와 양국간 무역불균형 문제를 적극 거론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간 무역 불균형 이슈는 달러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둘러싸고 한바탕 홍역을 치른 기억이 있다. 미국의 요구가 강해지면 원화의 절상 압력도 커질 수 있다.

이는 리스크오프(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양국 정상의 첫 대면에서 예상보다 톤이 강한 갈등 상황은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게 시장 참가자들의 예측이다.

다만,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우리 측의 대미 투자 확대 가능성은 열려 있다. 총 40조원에 달하는 투자 보따리를 들고 경제인들이 함께 미국행에 몸을 실은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현대차는 2021년까지 약 31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에 공장을짓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SK도 미국 셰일가스전 공동개발을 위한 1조8천억원 규모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에너지·화학·바이오 분야에서 최대 44억달러 투자를 늘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달러-원 환율은 두 가지 방향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불거진 무역불균형 문제가 주요 기업의 대미 투자확대로 해소될 경우 리스크회피 심리를 가라앉힐 수 있다.

하지만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축소, 달러 수요 증가 등으로 보면 이 역시 하방경직성 요인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가 예상보다 강할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다시금 무역 갈등과 보복조치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선호에 따른 달러 강세를 유발할 수 있다.

물론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양국이 북핵 해법에서 통일된 의견을 내놓을지다.

지정학적 리스크의 정도를 덜어줄 수 있는 정도의 합의가 제시될 것인지 여부다.

문 대통령은 미국 상·하원 지도부를 만나 사드 번복에 대한 의구심은 버려도 좋다고 언급하면서 "사드는 북한 도발 때문에 필요한 방어용이므로, 북핵을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본질"이라고 말했다.

이날 달러화가 1,140원대 후반으로 오를 경우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나올지도 관심이다.

최근까지 활발하게 나오지 않은 월말, 반기말 네고물량이 유입될 경우 달러화 상승폭이 1,150원선을 앞두고 제한될 수 있다.

장중에는 중국 경제지표 발표가 있다. 중국 6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PMI)가 나온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상승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46.50/1,147.0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50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종가(1,141.10원) 대비 6.15원 오른 수준이다. 저점은 1,140.70원, 고점은 1,148.00원에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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