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3%에 육박하면서 미국 국채시장과 증시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스위트 스폿(sweet spot)'에서 벗어나 위험 구간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가 21일(이하 현지시각) 분석했다.

BAML의 마크 푸위 증권·퀀트 담당 전략가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3% 선을 넘어도 증시에 꼭 악재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손실을 볼 확률이 올라가는 것은 분명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푸위 전략가는 "미국 증시에 '스위트 스폿'은 10년물 국채금리가 2~3% 사이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성장세가 탄탄해지면서 10년물 국채금리가 3%를 넘고 증시도 위험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매직 넘버는 없다"며 "양의 상관관계와 음의 상관관계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푸위 전략가가 지난 1954년부터 10년물 국채금리가 올랐던 15개 기간을 분석한 결과 90%의 기간 동안 증시는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흥미로운 점은 증시에서 최고의 순간은 이른바 '긴축 발작'이 발생했던 지난 2013년이었다는 점"이라며 "당시 미국 국채금리는 100bp 상승했고 S&P 지수는 29% 이상 뛰었다"고 말했다.

BAML에 따르면 지난 64년 동안 미국 국채금리와 주가 간 상관관계는 '75%에서 마이너스 63%'까지의 범위를 형성했다. 이 가운데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는 국채금리가 오르는 동안 주가는 하락하는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났고 평균 10년물 국채금리는 7% 수준이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이 상관관계는 양의 값을 형성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고 평균 금리는 3%대로 하락했고 5년 전 긴축 발작이 발생했을 때는 최고치를 찍었다.

푸위 전략가는 "금리가 오르면 기업 마진은 타격을 입지만 대규모로 발행된 채권이 대부분 고정금리고 만기가 길어 충격은 점진적으로 작용한다"며 "인플레이션이 더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MUFG 유니언뱅크의 크리스 루프키 수석 금융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국채금리 추세는 전혀 흐트러지지 않고 있다"며 "새로운 고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루프키 수석은 "3% 선이 다음 저항선으로 보이는데 증시가 어느 순간부터는 이에 적응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주식 투자자에겐 올해 연준이 얼마나 기준금리를 더 올릴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루프키 수석은 특히 22일로 예정된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연설에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들리 총재의 연설을 배제해선 안 된다"며 "그는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인물이고 그의 경력을 고려할 때 시장이 지나치게 잘못됐다면 그는 시장의 방향을 재조정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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