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차환용 달러채 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유동성 위기가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해외자원개발 혁신 테스크포스(TF)가 광물자원공사의 해외자원개발 사업 지속과 관련해 부정적인 의견을 낸 가운데, 정부가 공사의 달러채 발행 지원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는 이달 19일 달러채 발행을 위한 주관사를 선정하고, 다음 달 해외 로드쇼를 준비하고 있다. 채권 발행 시점은 4월 첫째 주로 정해졌다.

이번 채권 발행은 올해 5월 2일에 만기가 도래하는 5억 달러 규모 외화채권의 차환을 위한 것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정부 지원이 부재한 상황에서 채권 발행이 실패할 경우 광물자원공사의 디폴트(채무불이행)는 물론 공사채 전반의 유동성 대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을 주목해 왔다.

작년 12월 29일 국회 본회의에 광물자원공사의 납입자본금을 약 2조 원에서 3조 원으로 늘려 정부가 추가 출자할 수 있도록 하는 '한국광물자원공사법 개정안'이 표결에 부쳐졌지만 부결됐다.

광물자원공사의 채권 발행 한도는 납입자본금의 두 배로 제한돼 있다. 이미 채권 발행 규모가 한도에 육박한 상황에서 법안이 부결돼 디폴트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광물자원공사는 로드쇼를 준비하면서 소관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투자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정부지원공문(레터)을 보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아직 지원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산자부 관계자는 "해외자원개발 혁신 TF가 가동 중인 만큼 TF의 논의를 지켜본 후 (달러채 발행 지원 여부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단계에선 레터에 어떤 내용을 담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한 권고안을 준비 중인 해외자원개발 혁신 TF는 이달 13일 광물자원공사가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계속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TF는 위원장인 박중구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광물자원공사의 유동성 위기에 대해 "공사는 여러 방법을 통해 극복하겠다고 하지만 그게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올해 해결되더라도 내년 이후에 계속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광물자원공사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7천403억 원 외에 내년 9천610억 원, 2020년 7천355억 원, 2021년 1조1천843억 원 등 총 5조2천595억 원의 차입금과 사채를 갚아야 한다.

TF는 광물자원공사에 대한 권고안을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에 제출할 방침이다.

광물자원공사는 그러나 달러채 발행 작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작년에 매출이 많이 늘어나는 등 재무 상황이 개선됐다"며 "큰 무리 없이 달러채 발행 작업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물자원공사의 작년 매출 추정치는 8천500억 원으로 전년의 3천304억 원에 비해 큰 폭 증가했다.

암바토비 등 주요 프로젝트가 정상화되고 광물 가격이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영업적자 규모는 2016년 3천136억 원에서 지난해 425억 원(추정치)으로 줄었다.

hy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