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롯데건설은 올해 상반기에 1천7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맞는다. 국내 주택·건축사업 비중이 높은 롯데건설은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주택 규제가 풀리면서 실적과 재무구조가 개선됐다. 이런 자신감이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발행확대로 이어질지 시장참가자들이 지켜보는 모습이다.

23일 연합인포맥스의 발행사별 채권 발행 만기 통계(화면번호 4290)를 보면 롯데건설은 다음달 13일 400억원의 회사채(롯데건설119)가 돌아온다. 뒤이어 4월27일에는 1천300억원의 회사채(롯데건설120)도 대기 중이다. 지난해 총 만기액(1천억원)보다 많은 금액을 상반기에 준비해야 한다.

몇 해 전만 해도 롯데건설은 회사채 발행에 상당히 소극적이었다.

2014년 한 차례(1천억원), 2015년 두 차례(1천700억원), 2016년 한 차례(200억원)에 머물렀다. 이번 상반기에 만기를 맞는 회사채는 모두 2015년에 발행한 3년물이다. 금리는 4.5% 내외다.

2010년 이후 불황이던 국내 주택경기가 롯데건설의 발행시장 활동을 위축시켰다.

롯데건설은 롯데쇼핑, 롯데물산의 일감을 받는 건축부문과 국내 주택부문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66%(2015년 기준)를 차지한다. 2014년에는 두 부문으로의 쏠림 현상(68%)이 더 심했다. 이는 불경기와 맞물려 주택 미분양 발생과 할인 판매라는 악재의 원인이 됐다. 롯데건설은 2014년에 신용등급이 'A'로 한 계단 떨어졌다.

박근혜 정부의 주택시장 활성화 정책은 롯데건설에 전화위복이 됐다. 재건축과 주택 관련 금융규제 완화로 영업이익률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2013년에는 501억원이던 연간 영업이익이 2016년에는 2천555억원으로 5배 이상 불었다. 작년에는 3분기까지 3천140억원(별도 기준)의 영업이익을 쌓았다.

실적이 뒷받침되자 회사채 발행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롯데건설은 2014년부터 총 8번의 채권 발행에서 공모시장을 거친 게 세 번밖에 없다. 2016년 4월부터는 사모로만 발행하다가 2017년 8월에 공모채 시장에 복귀했는데 이때 1천억원 발행에 수요가 세 배 이상 몰렸다.

이를 기점으로 롯데건설의 회사채 금리는 대폭 하락했다. 현재 회사채 잔존액이 4천600억원인 롯데건설은 3년 전 이맘때만 해도 8천억원이 넘었다. 과거보다 시장에서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만큼 채권 발행확대 가능성을 시장참가자들은 점쳤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롯데건설은 지금도 상당 부분의 매출이 계열사와 주택에서 나와 중기적으로는 예상 가능한 실적을 보여주는 편이다"며 "이전보다 금리가 낮은 수준으로 차환(만기 연장을 위한 새로운 채권 발행)할 수 있거나 시장 상황이 괜찮다고 판단하면 발행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jh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