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다음 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을 앞두고 강보합세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3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6.87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6.67엔보다 0.20엔(0.18%)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229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325달러보다 0.0031달러(0.25%)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1.40엔을 기록해, 전장 가격인 131.49엔보다 0.09엔(0.06%) 낮아졌다.

달러화는 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을 주목하면서 소폭 상승 출발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이날 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연준 인사의 발언을 앞두고 움직임이 크지 않았다며 달러는 세계 증시가 다시 반등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약해진 덕을 봤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 달러는 미 국채금리가 매파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월 의사록 덕분에 뛰어오르자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곧 금리 상승에 따른 세계 증시 하락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자, 엔화와 유로화에 밀렸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도 이번 주 고점 2.94% 수준에서 후퇴해 2.87%에서 거래됐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고 임금을 올릴 수 있다는 시장 안정 발언에 나섰다.

이에 대해,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서 "그렇다면 우리는 버팔로 미술 박물관을 더 크게 만들지 않고 확장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유로화는 유로존의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 확정치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1.3%를 기록하면서 달러에 약세를 보였다. 다음 달 4일 예정된 이탈리아 총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도 악재로 작용했다.

파운드화는 영국 내각이 테레사 메이 총리가 제시한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상안을 지지하면서 달러에 올랐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 당 1.40달러 선도 일시적으로 넘어섰다.

다음 주 파월 의장의 의회 증언을 앞두고 이날 공개된 연준의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는 올해 금리 인상 횟수에 대한 신호를 주지 않았다.

보고서는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향상되고 있으며 작년 말부터 물가 역시 오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연준 인사들의 공개 석상 발언은 당장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내용이 없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윌리엄 더들리 총재는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이 주최한 포럼에서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2조9천억 달러에서 멈춰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대차대조표가 이 이상쯤일 때 축소가 멈춰져야 한다"면서 "연준은 단기 금리 환경을 위해서는 더 큰 대차대조표가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보스턴 연은의 에릭 로젠그렌 총재는 같은 행사에서 "단기 금리가 더는 내려갈 수 없을 때 채권매입을 마지막 방법으로 가지고 있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또 다른 경기침체가 오면 연준이 채권매입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클리블랜드 연은의 로레타 메스터총재도 같은 행사에서 연준의 현재 전략이 좋은 경제 성과를 가져왔지만 점검할 준비가 됐다는 견해를 보였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미 국채금리가 낙폭을 더 확대하자 엔화에 한때 반락하기도 했다.

다음 주 파월 연준 의장은 27일 오전 10시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에서 반기 통화정책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3월 1일은 상원 은행 위원회에서 증언한다.

전략가들은 최근 공개된 FOMC 의사록 등을 봤을 때 파월 의장이 매파 발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달러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 경제가 주요 10개국 중에서 가장 물가 위험이 큰 곳이라며 연준의 경기 자신감마저 고려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TD증권은 "시장은 저점에서 가뿐하게 반등했다"며 "시장이 달러를 더 떨어뜨릴 지점에 있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ING 은행은 연준 위원의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더 커진 것이 달러 상승을 며칠 더 연장할 수 있지만, 곧 차익실현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은 "미 경기 주기가 후반부로 들어왔기 때문에 투자자들과 기업들이 수년간의 달러 약세를 위한 포지션 구축에 2~3%의 달러 강세 조정 시기를 이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코셔뱅크는 "달러 약세 전망을 유지한다"며 세계 경제 성장률과 채권 수익률이 커지는 데다 미국의 적자액도 확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면은 오늘 파운드화는 유일하게 달러에 오른 통화였다며 문제는 유럽연합이 영국 정부의 무역협상안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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