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지난해 증권가 고용시장에 새 바람이 불었다. '쉬운 해고'의 대표 명사인 계약직은 줄어들고 일부 증권사들은 오히려 정규직 비중을 늘렸다.

정부가 지난해 금융투자업계를 비롯한 금융권 전반으로 정규직 및 비정규직 세태를 들여다보는 등 정부의 고용 정책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가에서는 일부 인수·합병을 한 회사를 제외하고 약 200여 명의 인원이 늘어났다. 이에 2016년 말 기준 3만5천699명이었던 전체 인력은 3만5천889명이 됐다.

이 가운데 계약직은 400명가량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했다. 전체 인원은 증가했는데 계약직이 줄었다는 얘기는 그만큼 정규직이나 비등기임원, 전담투자상담사 등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실제로 IBK투자증권과 신영증권, 신한금융투자,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등에서는 계약직 수가 대폭 적어지고 정규직이 많아졌다.

IBK투자증권은 계약직을 241명에서 234명으로 감축하면서 정규직은 15명 늘렸다.

신한금융투자도 비정규직을 60명 줄인 대신 정규직은 50명가량, 메리츠종금증권은 계약직을 82명 감원한 가운데 정규직은 30명 이상 증가시켰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정부가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 등을 통해 업권 내 채용 계획을 조사하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고용 평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단 점이 영향을 줬다고 해석했다.

정부는 지난 8월 금감원과 협회를 통해 증권사의 하반기 채용 계획 및 동향을 조사했다. 이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요청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회 관계자는 "증권업계에서 전문 계약직으로 두었던 영역까지도 최근에는 정규직으로 돌려서 채용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일부 증권사에서는 아예 계약직을 한 자릿수로만 두기까지도 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임원은 "증권사 고용 대부분이 계약직이지만 정부에서 비정규직을 줄이고 신규 고용을 늘리려는 분위기라 어느 정도 편승할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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