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기획재정부가 매 분기 수요조사를 해 국고채 50년물을 발행 여부를 결정하기로 해 관련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기재부에 따르면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달 22일 간부회의에서 내달 중순께 국고채 50년물을 발행하기로 했다며 준비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부총리의 이번 결정은 지난달 22일 여의도연구원 세미나에서 '국고채 50년물 수요 분석 후 발행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언급하고 나서 한 달 만에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이달 23일 기재부는 3월 중순 경쟁입찰 방식으로 국고채 50년물 1차 발행을 추진할 예정이며, 올해 분기별로 50년 만기 국고채 수요 조사를 해 일정 수요 이상일 경우 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기재부가 '일정 수요 이상'의 예시로 '작년 50년 만기 국고채 발행량과 유사한 2천억~3천억 원 수준'을 들었다는 점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분기별로 작년 3월 발행 수준은 넘어야 국고채 50년물 발행이 가능할 것"이라며 "1천억 원 수준이면 50년물을 발행하는 것보다 30년물 발행을 늘리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분기 수요 조사를 통해 국고채 50년물을 발행하기로 할 경우, 구체적인 발행 규모는 발행일 3~4일 전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조사를 토대로 결정하기로 했다.

국고채 50년물의 경우 발행 직전 시장 상황이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그는 "정부가 작년 3월 50년 만기 국고채 2천190억 원어치를 발행했는데, 애초 3천억 원 발행을 목표로 입찰에 들어갔지만, 미국 금리의 변동 영향으로 수요가 부진해 발행 규모를 조정했다"며 "발행 규모 결정일과 발행일 간 시간적 격차를 최대한 줄여달라는 시장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50년 만기 국고채 발행 여부, 시기 등을 협의하기 위해 구성되는 '50년물 투자자 협의회'는 정부가 관심 있는 회사를 중심으로 태핑을 한 후에 구성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생명보험사 등 자산과 부채 간 듀레이션이 긴 회사가 관심을 보일 텐데, 아직 몇 개 회사로 할지 등을 정하지는 않았다"며 "국고채 50년물 발행에 관심 있는 회사들과 함께 협의회 구성을 논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재부는 초장기 국고채 수요 전망과 관련해선 작년보다는 상황이 나아졌다는 입장이다.

그는 "정확하게 수요 파악을 해서 50년물 발행을 원활하게 할 것"이라며 "장기투자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원화채권 투자 매력 강화 등의 영향으로 작년보다는 초장기채권 발행을 원하는 곳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보험사 등 장기투자자들은 2천억~3천억 원 정도의 발행 물량은 시장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생보사 자산운용담당자는 "작년에는 스프레드가 너무 붙어 어려움이 있었는데, 스프레드가 적절하게 벌어지면 이걸 보고 들어오는 수요도 있을 수 있다"며 "보험사는 물론 주요 연기금도 있는 만큼 분기별로 2천억~3천억 원 이상의 수요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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