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건설사의 배당공시가 풍성하다. 주총을 앞두고 민감한 의제들에 앞서 주주들을 달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0대 상장건설사 중 오는 3월 주총을 앞두고 배당공시를 낸 곳은 삼성물산,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GS건설 등 4곳이다.

이들 중 가장 먼저 배당 카드를 빼 든 곳은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새해 초인 1월 8일 이사회를 열어 작년 결산과 관련해 주당 2천원의 배당규모를 결정했다. 한해 앞선 2016년 배당액이 550원이어서 배당규모가 3.6배나 증가했다. 이런 배당규모는 오는 2019년까지 3년간 유지된다.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린 현대산업개발도 대규모 배당결정을 알렸다.

작년 영업이익 6천억원을 넘긴 현대산업은 지난달 30일 보통주 1주당 1천원을 배당한다고 공시했다. 현대산업의 배당액은 2015년 500원, 2016년 700원에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영업 호조에 힘입어 현금성 자산만 1조4천830억원이나 되는 만큼 배당을 위한 곳간은 넉넉한 셈이다.

이달 8일에는 GS건설이 주당 300원의 현금배당을, 이달 22일에는 대림산업이 보통주 1주당 1천원, 종류주 1주당 1천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GS건설은 작년 연간 영업이익 3천190억원을 올렸지만 금융비용 등으로 1천53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대림산업은 작년 4분기 주요 토목현장의 추가 원가 반영으로 실적에 손상이 있었지만 연간 기준 5천468억원의 영업이익과 5천1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대림산업도 2016년 1조6천여억원 수준이던 현금성자산이 작년 2조원 수준으로 대폭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변동이 큰 건설사들이 이처럼 대규모 배당에 나서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며 사내외 이슈에 대한 대응 차원이 아니냐는 해석을 제시했다.

삼성물산은 과거 제일모직과의 합병 관련된 소송이 계속 진행 중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작년 12월 지주사 전환을 선언하고 올해 5월 출범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산업은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어 배당 상향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대림산업은 보유 현금이 풍부한 점을 들어 주주가치 제고 요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합병이 무산된 대우건설은 올해도 무배당기조를 이어간다. 대우건설은 산업은행에 인수된 이후 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다. 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은 아직 배당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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