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한미 정책금리 역전이 가시화하면서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스와프 베이시스로 본 원화채권 투자 매력은 작년 말보다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채권시장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 중 마지막으로 열리는 2월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연합인포맥스가 이달 22일 거시경제·채권전문가 13명을 대상으로 이달 금통위 전망을 조사한 결과 조사기관 모두가 기준금리 동결(1.50%)을 점쳤다.

반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최근 올해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가능성을 87.4% 반영하고 있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하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에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는 상황이 연출되게 된다.

미국이 3월에 기준금리를 1.50~1.75%로 25bp 인상하면 금리 상단이 한국의 기준금리 1.50%를 웃돌게 된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한국을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작년 10월 한은 국정감사에선 내외 금리차 역전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기도 했다.

채권시장에선 그러나 소폭의 한미 정책금리 역전이 대규모 외자 유출을 초래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역전 폭이 커진다거나 기간이 길어진다거나 하면 문제지만 일시적으로 금리가 역전되는 것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3월에 미국의 정책금리 상단이 한국보다 높아진다고 해도 그 폭이 25bp로 제한되고, 이후 우리나라도 후행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채권시장에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주열 총재도 이 문제와 관련해 외국인 자본 유출입은 내외금리 차만 갖고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는 이달 20일 스위스와 통화스와프 계약에 서명한 후에는 "금리 정책은 국내 정책이다. 미국 금리 정책이 대단히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는 건 맞지만,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일대일로 대응하지는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장과 당국의 이런 진단 외에 원화채권 투자 매력이 강해진 것도 외자 유출에 대한 우려를 상쇄하는 요인이다.

작년 11월 하순 마이너스(-) 18.75bp까지 상승했던 1년물 스와프 베이시스는 이후 하락 반전해 최근 -50bp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스와프 베이시스는 통화스와프(CRS)와 금리스와프(IRS)의 차이로, 이 수치가 하락하면 원화채권 투자가 유리해지고 상승하면 해외채권 투자가 유리해진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외화자금시장을 거치는 자금 이동을 고려해야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보다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며 "낮은 수준의 스와프 베이시스는 한미 정책금리 역전의 부담을 완화하는 재료"라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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