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유동성이 풍부하더라도 정보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거품(버블)이 생길 수밖에 없고, 거품은 반드시 깨진다"

장범식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28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에 나온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은 앞으로 이보다 더한 방안이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필요한 조치들이 최대한 담겼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20년간 나온 정책 중 가장 강력한 부양책"이라며 "시장 부흥을 위한 노력은 세계 어느 나라의 거래소나 감독 당국과 비교해서도 부족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는 기업 신규 상장 요건 완화, 세제 지원, 코넥스-코스닥으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 체계 강화 등의 방안이 담겼다. 과도한 규제 완화 등으로 거품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도 회계정보 등의 신뢰성 제고 등을 통해 완화하고자 했다.

 장범식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장 교수는 지난 20여년 간 코스닥 시장의 흥망성쇠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봐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인물이다. 그는 지난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코스닥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며 1천여개가 넘는 기업의 코스닥 상장을 지켜봤다.

또한, 벤처기업협회 자문위원과 한국거래소 초대 시장감시 위원·파생상품 자문위원, 코스닥 CEO 아카데미 공동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한국거래소 공익대표 비상임이사ㆍ감사위원장, 금융위원회 금융개혁회의 위원 등의 자리에서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그간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부족했던 점을 기관과 외국인 참여의 어려움으로 꼽았다. 그러나 활성화 정책을 통해 정부가 판을 깔아준 만큼, 이제 상장사와 증권사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정부가 유인책을 통해 장을 열어줬다고는 하나, 기관 투자를 강제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해당 주식의 투명성과 합리성 등이 보장돼 있으면 기관은 자연히 투자에 나서게 되고, 이를 위해서는 개별 상장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보가 더 많이 유통될 수 있도록 상장사들이 적극적인 IR 등에 나서야 하고, 이를 토대로 한 증권사들의 분석 정보 제공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증권사의 분석 노력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중 유동성이 생산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으로 갈 수 있도록 정부가 물꼬를 만들어 준 셈"이라며 "개별회사들이 이 마중물을 과감하게 맞아들여야 하는데, 정보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이 시장을 존속하게 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튜어드십 코드 등을 당장 코스닥 기업에 적용할 수는 없으나,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할 것"이라며 "투기적인 상품보다는 코스닥에 투자하고, 벤처기업들이 코스닥 시장에서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이것이 투자자의 수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스닥 생태계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장 교수를 코스닥위원회 위원장의 유력 후보로 꼽기도 했다. 그는 이런 관측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장 교수는 "정부가 고용 회복과 자본시장의 역동성 회복이라는 글로벌 트렌드 안에서 '코스닥 활성화'라는 좋은 테마를 잡았다고 생각한다"며 "시장도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만큼 좋은 인물이 위원장으로 선정돼 이끌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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