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내 주식시장 분위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2월초 발생한 미국 증시 폭락 사태의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조정의 폭이 깊어지며 그 기간도 연장되고 있다. 주식시장의 상승 동력이 작년과 비교할 때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고, 그 영향 때문인지 시장이 좀처럼 반등의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는 작년 우리 증시가 이렇다 할 조정 없이 강행군을 치른 후유증인지도 모른다.

앞으로 우리 증시는 어떤 길을 갈까 전망이 분분하다. 조정을 거친 후 한 번 더 상승탄력을 받으며 고점 회복을 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나오지만, 증시 에너지가 과거와 같지 않은 만큼 반등할 때마다 '희망고문' 같은 좌절을 겪을 것이라는 염려도 많이 나온다. 국내 변수만으로는 증시 반등에 한계가 있는 만큼 결국 우리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미국 시장의 방향성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랠리를 펼치던 미국 증시는 최근 급제동이 걸린 상태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횟수와 폭이 예상보다 커질 것이라는 우려다. 연방준비제도 의장 교체와 맞물려 이러한 걱정은 더욱 증폭되는 양상을 보인다. 비둘기파인 재닛 옐런 전 의장에서 제롬 파월 의장으로 수장이 바뀌면서 연준이 과거보다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느냐는 두려움에 시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3월 통화정책 회의(FOMC)가 열리는 20~21일까지 미국 시장은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따라 시장 금리가 상승폭을 키우면 주식시장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임 파월 의장이 상반기 통화정책 내용을 의회에 보고하는 자리도 시장엔 부담이다. 파월 의장은 27일(미국 현지시간) 하원에 출석해 예상보다 빠른 속도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다음날 상원에 다시 출석해 미국 기준금리와 경제동향에 대한 그의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다.

미국의 거시 경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도 주목할 만한 변수다. 미국은 중국과 더불어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이기 때문이다. 최장기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의 성장 탄력이 떨어지면 우리 기업들의 이익 신장세에 제동이 걸릴 위험이 있다. 특히 한국 기업의 이익은 반도체 등 IT(정보기술)에 편중돼 있어 미국 등 선진국 경기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경제 외적인 변수 중에선 평창 올림픽 이후 북미 관계의 향방이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폐회식 이후엔 북미대화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 등 한반도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만큼 안보 변수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지켜보면서 돌발변수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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