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연기금투자풀 주간사 선정에서 맞붙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다시 대결을 펼친다.

부동산 시장 호황에 따라 급증한 주택도시기금 여유 자금 주간 운용사 재선정 시기가 다가오면서 이들을 비롯해 자산운용업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라 운용되는 주택도시기금은 이달 말께 운용사 선정 공고를 낼 예정이다.

주택도시기금 여유 자금규모가 수십조 원에 달하기 때문에 국토부는 큰 틀의 운용방향만 설정하고, 여유 자금을 연기금 투자풀과 전담자산운용제도(OCIO, Outsourced Chief Investment Officer)를 통해 위탁 운용하고 있다.

2015년 7월부터 시작된 OCIO로는 운용사 미래에셋자산운용, 증권사 한국투자증권이 선정돼, 4년간 이 자금을 운용했다. 올해 7월에 이 기간이 만료된다.

주택도시기금은 자금규모가 큰 데다, 연기금투자풀과 운용방식이 비슷해 2015년에도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당시에는 연기금투자풀 주간사는 배제한다는 원칙이 있어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신운용은 입찰에 빠졌다.

2015년에는 미래에셋증권 등 증권사 8곳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운용사 3곳이 국민주택기금 여유자금 전담 운용기관 선정절차에 참여했다.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은 지난해 4.43%의 운용수익률을 올렸다. 국민주택채권, 청약저축 등을 재원으로 하는 이 여유자금은 2014년 말 약 21조 4천억 원, 2015년 말 31조 8천억 원으로 매년 10조 원가량 늘어났다. 최근 부동산 시장 호황에 따라 2016년 말 40조7천508억원에서 지난해에는 42조1천371억원으로 늘어나 금융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 잡았다.

주택도시기금은 연기금 투자풀에 약 2조7천억 원의 자금을 위탁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증권에는 OCIO로 각각 19조 원가량을 맡기고 있다.

주택도시기금 전담운용기관에 같은 계열의 증권사와 운용사는 안되는 만큼, 증권사와 운용사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증권사는 랩과 기금운용 강자 한국투자증권의 재선정이 유력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자산운용사 대결이 뜨거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주택도시기금은 공고 전까지 선정에 있어 어떤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번에는 연기금투자풀 주간사 배제 원칙이 빠질 것으로 보이면서 삼성자산운용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2강 속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이 입찰에 들어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 연기금투자풀 주간사 재선정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삼성자산운용은 연기금투자풀이 도입된 2001년부터 주간사로 활동 중인데, 지난해 재선정으로 4년을 더 늘렸다.

연기금투자풀 주간사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약 10년간 공을 들인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서는 이번 주택도시기금은 절대 빼앗길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자산운용으로서도 20조 원 규모를 복수 운용사가 운용하는 연기금투자풀 외에도 42조 원의 운용사 단독 주택도시기금이 탐날 수밖에 없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증시 등 수익률 호조로 주택도시기금 수익률이 아주 좋았다"며 "기존 전담기관은 이를 적극 알릴 것이며, 진입을 노리는 기관은 각각의 강점을 내세울 것으로 보여 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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