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건설업 주가가 최근 급락세다. 실적 발표 이후 해외사업장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진 탓이다. 주택 규제의 영향까지 이어지면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뒤따랐다.

5일 연합인포맥스의 주식 업종·섹터지수 시세(화면번호 3200)를 보면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의 건설업 지수는 100.33을 나타냈다. 개장 1시간15분여 만에 99.92까지 밀렸다가 잠시 숨을 돌렸다. 이대로 장을 마치면 건설업 지수는 이틀 연속 100선에서 정체된다.

전 거래일에는 건설업 지수(100.11)가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12% 넘게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4.9%)의 두 배가 넘는다.

건설업 지수 내 시가총액 상위 5위권인 건설사 중에서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오른 곳은 한 곳도 없다.

대주주 지분 매각 무산이라는 악재를 맞은 대우건설의 하락세(17.4%)가 가장 가팔랐고 ▲현대산업(16.1%) ▲현대건설(13.0%) ▲GS건설(11.4%) ▲대림산업(10.8%) 순으로 부진했다.

사업부문이 다양해 유통업으로 분류되지만, 건설업 매출 비중이 절반 가까이에 육박하는 삼성물산의 주가도 8.6% 떨어졌다.

건설업 지수는 작년 12월 중순 12년 만에 100선이 붕괴하며 극도로 침체한 모습을 보였다. 연초 들어 회복하는 모양새였지만, 실적 발표 시기를 지나면서 달라졌다. 대우건설의 어닝쇼크(실적 충격) 등 해외사업장 부실에 대한 잡음이 여전하자 투자자들은 건설주를 외면했다.

지난 1월15일 23.07%까지 올라간 외국인 투자자의 건설업 보유 비중은 이제 21.69%까지 내려왔다. 지난달부터 외국인이 건설업 주식을 늘린 거래일은 단 이틀뿐이다.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에 양도소득세 중과, 재건축 부담금 개별 통지 등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 국면이 이어져 회복세가 불투명하다는 게 더 큰 불안요소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작년에도 국내 부동산 업황과 건설업 지수는 동행하는 패턴을 보였다. 금리에 환율까지 영업환경을 옥죄는 모습이다.





한 증권사의 이코노미스트는 "건설사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부동산 시장 정상화가 화두가 되면서 건설사의 이익률이 지금보다 상승한다고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며 "민간의 창의력은 고사하고 공공 발주까지 줄어 고민이 클 것이다"고 진단했다.

이어 "금리상승에 환율전쟁까지 촉발되면 선별적으로 수주한 해외사업장에서 만족할 만한 이익을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건설업종은 근본적으로 내수 중심 산업이라는 점에서 주가가 정부의 부동산 시장 방침에 따라 상관관계가 높아지는 흐름이다"며 "지방선거 전 지방자치단체 중심이 되는 도시개발사업들이 대거 발표될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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