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포스코건설의 국내 최대 수주 프로젝트인 엘시티 공사가 근로자 추락사고와 함께 멈췄다. 부산 최대 마천루(摩天樓)의 공사 기간(공기)이 지연되면서 입주리스크와 함께 포스코건설의 재무 우려까지 불거졌다.

6일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해운대 엘시티(LCT) 복합개발사업 건축공사 프로젝트의 최종도급액은 1조4천867억원이다. 포스코건설이 현재 수주한 국내 프로젝트 중에서는 최대 규모다. 계약상 완성기한은 내년 11월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 사업의 진행률은 8.27%였다. 이후 3·4분기에는 28.74%까지 올랐다. 엘시티 더샵과 엘시티 더 레지던스 등 주거시설을 포함해 총 3개의 타워를 짓는 엘시티 프로젝트는 최대 높이가 411m로 완공되면 부산광역시 최대의 마천루로 거듭난다.

순항하던 엘시티는 지난 2일 안전작업발판 구조물이 55층에서 추락하면서 중단됐다. 이 사고로 구조물과 지상에 있던 근로자 4명이 사망했다. 현재 경찰이 사고 원인을 수사하고 있고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정황이 드러났다. 공기를 맞추기 위한 부실공사였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공사가 중단된 엘시티 현장 모습>

이번 엘시티 추락사고는 천재지변에 의한 재해를 제외하고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고 중 사망자 기준으로 2년 만에 최대 규모다. 국토교통부가 취합한 통계에서 지난 2016년 6월, 남양주 진접선 철도건설공사 붕괴사고에 따른 사망 4명, 부상 10명 이후 또 사망자 4명 이상의 사고가 출현했다. 공교롭게도 남양주 사고 역시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포스코건설은 엘시티 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오고 안전이 확보돼야 공사를 재개할 수 있다. 동탄과 송도에서 마천루 공사를 수행하며 노하우를 쌓은 포스코건설의 명성도 치명타를 입었다.

공사 지연 기간이 길어질수록 포스코건설은 재무적으로도 흔들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시공사는 발주처와 계약을 맺으며 정해진 기한 내에 공사를 마무리 짓지 못할 때 지체상금 등의 항목을 넣는다. 건축물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손해를 보상하는 의미인데 큰 프로젝트일수록 재무적 부담도 커지게 된다.

엘시티는 주거시설이 다수 포진됐다는 점에서 입주리스크도 불거지는 셈이다. 자칫 발주처뿐만 아니라 입주자들과도 손해배상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엘시티가 좁은 부지 안에 초고층 빌딩을 세우는 공사라 예단이 쉽지 않다.

포스코건설은 현재로써 공기를 맞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이번 사고의 조사가 언제 끝나 공사를 재개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순 없지만, 일반적인 건축사고에 비춰서 생각해보면 공기는 충분히 맞출 수 있다"며 "일부 공정은 예정 공정률보다 앞서나가기도 해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다"고 전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포스코건설의 이번 사고를 예의주시하면서도 판단은 유보했다.

김가영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건설사 재무상황에 타격을 줄 만큼 공기가 지연된 이슈는 대부분 플랜트 등 생산설비였는데 이 경우 하루 생산량을 바탕으로 지체상금이 산정됐다"며 "주거시설은 아직 국내에서 공기를 맞추지 못한 사례도 없고 이해관계가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공사들이 1~2달 정도의 여유를 두고 시공을 하는 만큼 입주리스크 등을 속단하긴 어렵다"며 "엘시티 사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만 되면 이익률도 낮지 않고 계약률도 양호하다"고 말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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