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부동산 시장 호황으로 부동산업 대출 잔액이 200조원을 넘어섰다. 금리 인상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 한국은행의 '2017년 4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을 보면 지난해 12월 말 부동산업 대출이 석 달 전보다 8조5천억원 늘어난 201조2천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작년 4분기 전체 산업대출 증가액(15조원)의 57%에 달했다.

부동산업 대출은 2013년 2·4분기부터 분기마다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증가폭이 커진 점은 은행 등 예금기관에서 빌린 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실제로 가계대출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규제가 강화되며 금융기관들이 개인사업자 대출 등 기업대출에 관심을 두는 추세다.





<부동산업 대출 잔액. 출처:한국은행>



금융시장이 금리 인상 사이클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 부동산 임대업자의 대출 상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연임으로 상반기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본다.

부동산 임대업은 가계대출이 아닌 기업대출에 포함돼 그동안 LTV, DTI 등의 규제를 받지 않아 건전성에 우려가 제기됐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26일부터 부동산 임대업 대출에 대한 이자상환비율(RTI)을 도입, 임대업을 규제 울타리에 포함할 계획이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임대료와 자산가치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임대료가 낮아도 자산가치가 오른다면 버틸 것이고, 자산가치까지 떨어지면 투자금 회수가 어려우니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업 대출잔액이 늘어나 우려가 되는 것은 사실이나 현재 부채비율이 높지 않아 거시경제를 위협할 가능성은 작다"며 부동산업 대출이 문제가 됐던 미국 사례가 재현되기 쉽지 않으리라고 봤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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