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겨냥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정작 중국 철강업체들은 미국의 관세보다 정부의 공급과잉 축소 정책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철강업체들은 미국의 관세를 크게 걱정하지 않으며 오히려 중국 정부의 환경오염 억제 조치나 공급과잉 해소 노력 등을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산둥 성 철강업체인 석강특강의 장우종 대표는 "미국은 우리 시장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미국 관세가 아닌) 다른 것을 걱정한다"고 말했다.

중국 철강업체 80%를 대변하는 중국철강업협회 호우준 부회장도 미국의 관세 부과로 중국 기업이 받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미국보다 역내 당국의 조치가 철강업에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는 데 동의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철강생산국이지만, 미국이 수입하는 철강에서 중국산 제품의 비중은 2.9%에 그치며 중국이 수출하는 철강에서 미국의 수입 비중도 단 1%에 불과하다.

호우 부회장은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는 글로벌 시장의 공정 무역을 해치고, 이는 궁극적으로 우리보다 미국의 철강업체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철강업체들은 지난 5일 리커창 총리가 발표한 올해 철강 생산력 감축 목표에 더 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5년간 철강 생산력을 1억7천만 톤 축소했으며 올해에도 3천만 톤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석강특강의 장 대표는 작년 철강 가격이 오르면서 실적이 3배 수준으로 늘었지만, 올해 전망은 밝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10년이 지나도 중국에 그렇게 많은 철강이 필요하고, 그렇게 많은 주택이 건설될까"라고 반문하며 "그때가 되면 도시화는 절정에 이르고, (철강) 수요는 최소 30%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강업체들은 당국의 환경오염 규제에도 사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환경오염 규제를 지지하긴 하지만 회사는 이를 비용으로 모두 흡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오염수 배출에 따른 비용만 톤당 20위안이 추가돼 환경오염 비용은 톤당 103~104위안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회사가 겨울철 오염물질 배출 제한 단속으로 작년 철강 생산을 58일간 축소해 관련 비용만 1억6천만 위안 발생했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현재 사업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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