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대형 글로벌 펀드가 기업 임원진에 여성 참여를 늘리도록 압박하는 사회적책임투자(ESG)에 나선 결과 경영 현장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미국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초대형 펀드인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SSGA)는 지난 1년간 152개의 상장 기업이 이사진에 여성 임원을 발탁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34개 기업은 단기간 내 이사진에 여성을 포함하기로 확약했다고 전했다.

SSGA는 자체 스튜어드십코드에 따라 기업의 성 평등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는 펀드다.

이들은 기업 지배구조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성적 다양성을 꼽고 있다.

SSGA는 여성이 이사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에만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인 'SPDR SSGA 젠더 다양성 ETF(SHE)'를 내놓기도 했다.

SSGA는 또 지난해 미국과 영국, 호주 등 세계 주요 지역의 기업 중 이사진이 모두 남성으로만 구성된 기업 약 800개를 뽑아, 이들에게 여성 임원을 추가하라고 압박했다.

펀드는 해당 기업이 여성 임원을 발탁하지 않을 경우 이사회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키 쿠머 SSGA 사회적책임투자 책임자는 "이 중 152개의 기업이 지난 1년간 이사진에 여성을 발탁했다"며 "하지만 여전히 600개가 넘는 기업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의결권 행사를 강화해 성 평등 문제에 대한 더 큰 진전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SSGA는 이사진에 여성 임원이 없는 기업 511개에 대해 이사회에서 반대표를 행사하기도 했다.

마켓워치는 SSGA의 성 평등 사회적책임투자의 효과가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에 포함된 기업 중 임원진에 여성이 한 명도 없는 기업 비중은 20%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SSGA의 성 평등 투자 지침이 정해지기 전에 이 비중은 23%였다.

또 이사진 중 여성 임원의 비율이 15% 이하인 기업의 비중은 지난해 58%에서 현재는 50%로 떨어졌다.

다만 여전히 러셀2000에 포함된 기업 중 여성 임원이 다수인 경우는 10개에 불과하다고 마켓워치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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