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뉴욕유가는 미국 원유 생산량이 증가하고 달러화도 강세를 보인 데 따라 하락했다.

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3달러(1.7%) 하락한 60.1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2월 13일 이후 약 3주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이다.

전일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미국의 원유 생산량 데이터가 이날도 시장에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EIA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평균 1천36만9천 배럴로 늘었다고 밝혔다.

세븐 리포터의 타일러 리키 공동 편집장은 "미국 내 생산 증가 규모는 예상했던 것보다 3~4배 많은 것"이라며 "시장은 이같이 가파른 생산량 증가를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음 주에도 미국 내 원유 생산 증가 추세가 확인된다면 유가의 상승 추세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이번 달 6일로 끝나는 오클라호마 주 커싱의 원유 재고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점도 유가 하락을 자극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점도 유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원유는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매입 비용이 증가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장중 전일 대비 0.6% 이상 오른 90.1600에 거래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날 통화정책회의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오랫동안 유지해오던 '경기 전망 악화 시 자산매입을 확대하겠다'는 선제안내 문구를 삭제했지만,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드라기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해당 문구 삭제는)과거 회고적인 결정이었다"며 연율 물가 상승세를 높이려는 것과 연관된 ECB의 "승리는 아직 선언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ECB는 또 올해와 내후년 물가(HICP) 상승률 전망치를 1.4%와 1.7%로 수정하지 않았지만, 2019년 예상치는 1.5%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유로화는 약세로 돌아섰고,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불안감이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미국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정책이 글로벌 무역전쟁을 촉발할 것이란 우려도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마켓워치는 "무역전쟁 가능성이 미국 원유에 대한 글로벌 수요를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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