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9일 서울채권시장은 글로벌 무역전쟁이 현실화된 데 따른 국내 경제 영향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에는 우호적인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산을 포함한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제외했다.

뉴욕 금융시장은 관세 부과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캐나다와 멕시코가 빠졌다는 데 집중했다. 당초 전망보다 관세 부과 강도가 약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증시는 올랐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3.85포인트(0.38%) 상승한 24,895.21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무역전쟁 재료라 하더라도 내용이 다른 만큼, 서울채권시장은 이 재료가 한국에 미칠 영향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이미 무역전쟁이라는 재료가 가격에 어느 정도 반영됐지만, 추가 강세를 견인할 여지도 남아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전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경기 악화 시 자산매입을 확대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하면서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는 신호를 내놓았다.

ECB는 상당 기간 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유지한다며 필요하면 양적 완화를 연장할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통화정책 정상화가 급하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을 시사했다.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ECB와 일본은행(BOJ) 통화정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중앙은행은 당장 통화정책을 변화하지는 않겠지만, 서서히 완화적 기조를 축소하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2019년 즈음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목표를 달성하기 전에는 완화를 줄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즉, 내년에 물가목표를 달성하면 양적 완화를 종료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 역시 이미 지난 11월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완화축소의 첫발을 뗐다. 미국 보호무역 여파 등 하방 위험이 있지만,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그널은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마음 한쪽에 지워지지 않는 짐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수급상으로는 외국인과 개인의 선물매매, 단기물 매도 등을 꼽을 수 있다.

최근 단기물 크레디트 채권 매도가 나오고 있는 점도 시장참가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포인트다. 펀드 환매가 이어지는 것으로 채권시장은 추정했다. 일부는 기금 쪽에서 매도가 나온다고 언급하기도 했지만, 규모가 큰 기관에서 한꺼번에 채권을 팔 이유는 없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일부 포지션을 정리하려는 시도는 있는 듯하다. 특히 3월 FOMC에서는 점도표가 새롭게 공개되기 때문에 시장참가자들의 리스크 회피 심리가 커질 수 있다.

기관에서 리스크를 피하는 중에 개인은 또다시 용감하게 매수에 들어갔다. 전일 개인은 3년 국채선물을 5천700계약가량 샀다. 개인은 특정 이벤트를 전후로 베팅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전일 미국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10년물은 2.65bp 내린 2.8571%, 2년물은 0.82bp 낮은 2.2417%에 마쳤다.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3달러(1.7%) 하락한 60.1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74.2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5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70.20원) 대비 4.55원 오른 셈이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syje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