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글로벌 대형 IT 기업들 주가가 다시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일부 회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실적 둔화 우려와 함께 수급 부진, 외부 요인에 따른 심리 악화 등이 삼성전자 주가 부진의 주된 이유라고 진단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해 246만원을 보였다. 이 기간 주가는 9%가량 올랐다.

전고점과 비교하면 주가는 아직 낮은 수준에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2일 287만6천원을 고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최근 주가 반등에도 여전히 20% 안팎의 조정 국면인 셈이다.

글로벌 대형 IT주와 비교하면 삼성전자의 부진한 주가 흐름은 더 분명하게 확인된다.

미국의 대표 기술주인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이니셜)' 중 넷플리스와 아마존은 신고가를 경신했다. 스마트폰 경쟁사인 애플과 메모리 반도체 경쟁사인 마이크론, 반도체 장비회사인 AMAT도 연초 조정 이후 고점 인근이거나 신고가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상대적 부진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들고 있다.

우선 실적 이슈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증가에 따른 반도체 가격 하락과 아이폰X 판매 둔화에 따른 디스플레이 부분 실적 둔화 가능성에 올해 실적 성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하나는 수급 이슈다.

셀트리온의 코스피200 지수 특례 편입과 관련해 일시적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기관 매수가 위축됐다. 포트폴리오 비중 변화로 삼성전자에 일부 기관 매물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액면분할에 따른 '트래킹 에러'에 대한 우려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말 액면분할을 발표했고, 이에 따라 오는 4월 말께 거래정지가 예정돼 있다. 아직 거래정지 기간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거래정지를 앞두고 인덱스 투자자들의 매도 수요가 커질 여지는 있다.

글로벌 환경의 변화 가능성도 삼성전자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의 통상마찰과 중국 반도체 굴기에 따른 치킨게임 가능성 등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에 부정적 영향을 줬던 요인들이 점차 해소되는 과정에 있다는 의견도 있다. 부진했던 주가 흐름이 본격적인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에 주목하는 시각이다.

권명준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부의 우려와 달리 반도체 업황 호조가 이어지면서 이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셀트리온 지수 편입 등 수급 이벤트도 해소됐다"며 "글로벌 IT 기업들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갭 매우기도 예상돼 3월에는 삼성전자의 상승 추세 전환, 4월부터는 본격적인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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