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서울 강남 4구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실수요를 가리키는 전세가격 지표가 하락세로 접어들며 재건축 관리처분인가 집중에 따른 수급랠리를 마감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3월 5일 기준) 서울 동남권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106.5로 전주 대비 0.14% 상승했다. 서울 동남권은 강남구, 강동구, 서초구, 송파구를 포괄한다.

주간 상승률 추이를 살펴보면 작년 12월 18일 0.30%에서 올해 1월 15일 0.88%로 정점을 찍은 뒤 급격하게 하락했다.

동남권 지역별 추이에서는 송파구의 상승률 변동폭이 가장 컸다.

올해 1월 15일 무려 1.39%의 주간 상승률을 보였던 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달 5일 0.13%로 무너졌다. 같은 기간 0.81%였던 서초구도 0.08%로 내려왔다.

강남구는 올해 1월 22일 0.93%까지 올랐다가 0.18%로 가라앉았고 강동구는 올해 2월 5일 0.98%를 찍고 0.14%로 돌아왔다.







<서울 동남권 아파트 매매·전세가격지수 주간 추이. 출처: 한국감정원>



지난해 8·2대책 등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도 건재를 과시하던 동남권 아파트 가격이 이처럼 무너지는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재건축 집중에 따른 수급랠리가 마감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토교통부 내부 자료에 따르면 재건축 관리처분 인가에 따른 동남권 멸실아파트는 지난 2014년 3천381가구에서 2015년 1만8천209가구로 급증했다. 이후 2016년 3천816가구로 줄었다.

같은 기간 서울시 전체 정비사업 멸실 물량에 견줘보면 동남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26.8%에서 2015년 60.4%로 급증했다가 2016년 34.4%로 내려왔다.

이들 두고 일부 전문가는 재건축에 따른 이주 수요가 동남권 전세가격에 상승압력을 가하고 이것이 다시 순차적으로 매매가격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재건축 멸실에 따른 일시적인 수급충격이 가격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작년부터 이들 재건축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된 만큼 가격이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서울 동남권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가 최근 들어 하락세로 반전돼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동남권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 변동률은 지난 2월 5일 기준 -0.02%로 하락반전한 뒤, 같은 달 12일 -0.10%, 19일 -0.14%, 같은 달 26일 -0.18%, 이달 5일 -0.17% 등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지표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도 지난 1월 3.8%로 서울 전체 평균인 4.0%보다 낮았고 전월 대비로도 0.1%포인트 하락했다.

임차주택 시장의 가격 지표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실수요자들의 매매전환 압력이 느슨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변세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강남4구 아파트의 조정 국면이 멀지 않았다"며 "경기를 반영한 주택실질가격의 순환변동치를 보면 지금이 어느 국면인지 볼 수 있다. 지금은 고점 직전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주택시장 소비심리, 수급격차 등이 하락 국면을 가리키고 있다"며 "지금 무리하게 갭투자를 하게 되면 굉장히 문제가 많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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