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KEB하나은행은 11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의 지인 아들을 부정하게 채용했다는 의혹과 관련 "점수조작 등 채용과정에 최 원장이 개입한 정황이 없다"고 밝혔다.

최 원장의 채용비리 의혹 논란이 커지자 금감원이 하나은행 측에 당시 관련 내부 자료를 공개해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당시 최 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 자격으로 지인 아들을 추천한 사실이 있지만, 합격 여부만 미리 알려줬던 것으로 안다"며 "채용과정에 점수조작이나 채용기준 변경 등도 없었다"고 말했다.

은행측은 "채용비리와 관련해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어서 증거 인멸 의심을 받을 수 있기에 서버에 접속해 자료를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도 "당시 임직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최 원장이 채용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없었다고 입장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최 원장이 2013년 지인 아들을 하나은행 부정 채용했다는 논란이 일자 하나은행에 관련 증거를 밝혀달라고 공식 요구했다.

최 원장은 하나지주 사장 재직 시절이던 2013년 연세대 71학번 대학 동기로부터 부탁을 받고 하나은행에 지원한 친구 아들의 이름을 인사담당 임원에게 전달했다.이 지원자는 최 원장이 내부 추천했다는 이유로 서류전형을 통과했고, 그 해 최종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장은 친구의 부탁을 받고 추천한 것은 당시 관행일 뿐 성적 조작이나 압력을 넣지 않았기 때문에 부정채용이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추천했더라도 부당한 조작이 없었다면 채용비리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부터 김정태 회장의 3연임 문제를 두고 금융당국과 하나금융이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최 원장의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정보를 하나은행 측이 외부에 유출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2015∼2017년 금감원 채용실태 검사 땐 관련 자료가 모두 삭제돼 복구하기 어렵다던 하나은행에서 그보다 전인 2013년의 채용 관련 내용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 측은 "아무리 당국과 지배구조 문제로 관계가 불편하다 하더라도 일부러 유출하거나 그런 적은 전혀 없다"며 "은행 측에서도 전혀 몰랐던 일"이라고 해명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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