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며 장기물 채권의 자본 손실 가능성도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증권사는 리테일을 통해 장기채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투자 손실 관련 경고음이 켜졌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S증권 등은 장기채 성격을 가진 신종자본증권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해부터 은행권의 자금조달이 줄을 이으며 증권사들이 PB(프라이빗뱅킹) 센터 등에서 판매에 나선 것이다.

은행권은 BIS비율 관리를 위해 자본으로 인식되는 신종자본증권을 꾸준히 발행했다. 자본 확충 수단 중 유상증자보다는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DGB금융지주가 조건부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섰고, 이달에는 하나금융지주가 2천400억원가량, 중소기업은행이 4천억원 규모를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 금리는 상대적으로 일반 채권보다 고금리다. 이런 탓에 고액자산가들로부터 인기도 높았다. 그러나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며 경고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따로 없거나 30년 등으로 길다.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 5년, 10년이어서 장기채의 성격을 지닌다. 금리가 오르고 채권 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상황에서 채권 보유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금리 상승기에는 장기채보다는 단기채나 주식 투자가 더 유리하다. 단기채는 만기가 짧아 변동성에 대응하기 쉬우나, 장기채는 이마저도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장기채 수익률이 악화할 가능성을 경고하며 '비중 축소'를 권고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10년 만기와 3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저점 대비 각각 70bp(1bp=0.01%), 60bp가량 뛰어올랐다.

시장 전망과 배치되는 판매 전략에 일부 증권사 PB들은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3년 일부 증권사가 30년 만기 국채 판매에 열을 올렸으나 버냉키 쇼크로 투자 손실이 확대된 사례가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증권사 한 PB는 "현 상황에서는 주식 쪽으로 영업을 거는 게 맞는 방향으로 보이나, 회사 차원에서 영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상품이 시장 뷰와 엇갈리는 상황"이라며 "내년쯤 은행 부실률이 올라가면 손실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수년 전 개인투자자에게 30년 만기 국채를 적극적으로 판매했다가 금리가 급등하며 대거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며 "장기적으로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으나 과거 실패를 또다시 답습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도 된다"고 말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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