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정원 기자 = CJ대한통운의 주가가 반년 넘게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CJ대한통운 지분을 매각해 대규모 자금을 수혈하려던 아시아나항공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12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지난 9일 CJ대한통운 종가는 12만8천원으로 지난해 6월 7일 장중 20만원을 찍고 하향세를 띠고 있다.

주가 약세는 외형은 커지는 데 체질은 개선되지 않아서다.

CJ대한통운의 지난해 매출액은 7조1천104억원으로 전년보다 16.91%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42.99% 감소한 389억원에 그쳤다. 지난 2013년 이후 최저다.

이는 주력인 택배 부문이 부진한 탓이다.

CJ대한통운의 택배 부문 매출 총이익률은 지난 3분기 9.5%로, 4분기에도 한 자릿수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10~11%였던 수준을 밑돈다.

주력 사업과 시너지 창출이 어려운 CJ건설과 합병한 것도 주가를 누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CJ대한통운이 CJ건설 합병으로 6천억원이 넘는 부채만 떠안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정작 아시아나항공이 '울상'을 짓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조언에 CJ대한통운 지분 4.99%를 매각해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하려 했으나 내림세를 보이는 주가 탓에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7~8월 CJ대한통운 주가가 18만원 정도일 때 내부적으로 매각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2천억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당시 CJ대한통운의 주가가 상승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는 데 '베팅'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이 글로벌 인수ㆍ합병(M&A)을 계속하면서 당시 증권가에서도 성장 모멘텀이 확보된 CJ대한통운 주가를 25만원 이상으로 봤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기대와 달리 CJ대한통운의 주가는 장중 11만원대까지 찍은 상황이다. 매각해도 1천300억원대의 자금만 거머쥐게 된다. 할인율을 고려하면 이보다 적어질 가능성이 크다.

투자은행(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지속적으로 지분 4.99%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매각하려 했다"면서 "오버행 이슈 탓에 CJ대한통운 지분을 사려는 심리가 위축된 측면도 있는데, 아시아나항공이 '딜레마'에 빠진 셈"이라고 했다.

CJ대한통운의 주가 향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라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

대부분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CJ대한통운의 낮은 주가에 '매수'를 제시하고 있지만, 목표주가는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2014년 수준이다"면서도 "뚜렷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 단기간으로는 박스권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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