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한국 정부와 국내시장에서의 사업 지속 여부를 놓고 밀고 당기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한국GM 철수가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오는 15일 임단협 교섭안을 확정해 회사와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사측과 노조는 임금 인상, 성과급 등을 둘러싸고 입장차가 큰 상황이다.

궁극적으로 GM 본사의 한국공장에 대한 자동차 생산배정 등이 변수가 되겠지만, 임단협 등의 협상 결과도 한국GM 운명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GM 본사는 유럽, 호주, 인도 등과 마찬가지로 국내 사업 철수를 단행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부에서는 GM이 국내에서 철수할 경우 국내 다른 완성차업체에 반사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는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반사이익을 크게 누리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GM의 연간 내수판매가 13만대 수준에 그치는 만큼 이를 모두 독식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큰 이익을 보장하지는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더욱이 한국GM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차종과 차급은 경쟁사들이 주력 모델과 겹치는 부분이 크지 않다.

단적으로 경차를 예로 들더라도 국내에서 거래되는 경차는 모닝, 레이, 스파크 등이다. 한국GM에서 주력 생산하는 제품이 스파크라는 점에서 기아차 모닝 정도가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스파크가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만큼 군산공장 폐쇄와는 무관하다.

아울러 한국GM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7% 정도로 미미한 수준임을 고려하면 반사이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매출이나 영업이익 규모가 비슷한 쌍용차나 르노삼성차 등에 일부 제한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추정됐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쌍용차나 르노삼성차처럼 한국GM과 비슷한 체급의 경쟁사들은 반사이익보다 중복으로 납품하는 협력사들의 어려움 등으로 자칫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한국GM의 협력업체들은 한국GM 철수시 필요한 납품수요를 못 맞추고 어려움을 겪을 경우 결과적으로 르노삼성, 쌍용차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GM이 국내사업을 철수하게 되면 전반적으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경쟁업체들의 경영환경도 동반 악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내수와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모두가 피해를 입는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한국GM이 사업을 접게 될 경우 30만명 이상의 실업자가 발생하고, 공장 주변 상권까지 타격을 받는 등 경제적인 후폭풍이 만만치 않으리라고 분석했다.

증권사 자동차분야의 한 연구원은 "자동차산업은 철판 가공에서 용접, 모듈 생산까지 복잡하게 얽혀있어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크다"며 "소득세와 법인세 등 세금과 인력 고용 규모를 생각했을 때 한국GM이 우리나라를 떠나게 되면 전후방 연관산업 생태계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이 떠나게 되면 이들 협력업체와 동시에 거래하던 르노삼성차나 쌍용차에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자동차를 사고파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경기인데 기본적으로 자동차 자체가 안 팔리면 반사이익이란 것은 없고 내수 자체가 줄면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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