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6개월 만에 낙마하면서 금감원 임직원들이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복마전과 같았던 금감원의 채용비리 문제를 정리하고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임명된 최 원장이 되레 과거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옷을 벗기로 한 것이 아이러니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금감원 고위 임원은 12일 "지금은 어떠한 입장도 밝히기 힘든 시기"라며 "더는 조직에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최 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 임원은 "특별검사단을 꾸리면서도 일각에서 제시할 수 있는 셀프 조사 논란을 고려해 (최 원장이) 이미 직을 버리는 것까지 생각한 것 같다"고 전했다.

직원들은 금융감독당국으로서의 신뢰가 다시 한번 크게 실추될 것을 염려하고 있다.

한 임원은 "특별조사를 통해 이번 의혹이 명백하게 밝혀지겠지만 신뢰가 떨어진 것은 어쩔수 없다"면서 "논란이 된 것 자체에 대해 국민에게 죄송스런 생각이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최 원장의 채용비리 연루 의혹과 낙마가 하나금융지주와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3연임을 둘러싸고 그간 갈등이 확산한 것이 최 원장의 낙마와 무관치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채용비리나 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둘러싼 프레임이 금감원과 하나금융의 싸움으로 짜여지면서 한쪽은 다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며 "조직을 바라보는 직원들의 상실감도 크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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