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의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북·미 정상회담발 달러-원 환율 하락이 추세를 형성할지 주목된다.

13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원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이 방북한 지난 5일부터 전일까지 일주일간 미국 달러 대비 1.58% 절상됐다.

이는 주요국과 아시아 주요 통화와 대비해서도 상당히 높은 절상률이다.

같은 기간 호주 달러는 미 달러 대비 1.34% 절상됐고, 싱가포르 달러도 0.29% 절상률에 그친다.

말레이시아 링기트화는 미 달러 대비 0.05% 절상됐고, 필리핀 페소와 대만 달러는 각각 0.33%, 0.03% 절하됐다.

주요국 통화인 유로화와 엔화는 오히려 달러 대비 각각 0.10%, 0.32% 절하됐다.





<원화 및 주요통화 등락률(화면번호 2116)>

이렇게 두드러진 원화 강세는 북한과 미국 간의 정상회담 성사를 기점으로 더욱 추세를 형성하는 모양새다.

기술적 지표상으로도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평선과 하향 교차하면서 하락 신호를 보내고 있다. 현재 5일 이평선은 이미 지난 8일께 60일 이평선을 하향 교차했고 20일 이평선도 점차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일간 차트상으로도 음봉 십자형(Doji) 캔들이 이틀 연속 나타나 하락 추세로의 전환 신호를 보탰다.

십자형 캔들은 시가와 종가가 같은 모양으로 기존 추세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확신이 부족하거나 동요할 때 발생한다. 고점에서 하락 추세 전환 신호로 해석된다.





<달러-원 환율과 가격이동평균선 추이>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그간 달러-원 환율의 지속적인 지지 재료였던 '코리안 디스카운트'가 대거 해소된만큼 견고한 지지선인 1,050원대가 하향 돌파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들은 오는 4월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5월 북미 정상회담까지 합의대로 진행될 경우 우리나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하락과 국가 대외 신인도 개선 등을 기대할 수 있는만큼 원화가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향후 국가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 지수 편입 등 중장기적인 호재로도 이어질 수 있어 대북 이슈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의 해소는 원화 강세 요인이 되기에 충분하다"며 "이 재료로 인해 한국 CDS 프리미엄이 내려갈 수 있고, 달러-원 환율도 상당 기간 하향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가장 큰 매크로 위험요인은 금리 상승세"라며 "공교롭게도 과거 남북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개성공단이 추진됐던 시기에는 금리상승 압력이 상당했었고, 앞으로도 자금수요를 확대시킬만한 북한 관련 대규모 신사업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외환딜러들도 올해 중순까지 달러-원 환율 하락 쪽으로 무게를 싣고 있다.

달러-원 환율 저점 전망도 1,040원대까지 보기도 하는 등 1,000원대 초반까지 낮아지는 양상이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늘 원화의 발목을 잡았던 게 북핵 이슈였다"며 "코스피가 2,500선까지 금방 올라왔고 달러-원 환율의 공고한 지지선이던 1,060원이 무너지면 1,040원까지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도 "그간 코리안리스크 때문에 해외 은행들이 국내 로컬은행과 FX스와프 시장에서 거래하지 않는 등 라인 이슈가 꽤 오랫동안 지속됐다"며 "4~5월 중장기적으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원화도 강세 추세를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3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이후 한두 달 정도 금리 인상 경계가 줄어들 것이고 코리안리스크가 지속적으로 완화된다면 전저점인 1,057.90원도 깨질 것"이라며 "지난 2014년 상반기 차트를 보면 1,050원대 지지선이 한번 뚫린 후 순식간에 1,000원대까지 쉽게 밀린 바 있다"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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