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일본 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 인상 관측과 미국 재정악화 우려가 겹치면서 채권 매도가 가속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재무성 자료에 따르면 일본 은행권은 지난달 해외 중장기 채권을 3조5천157억 엔(약 35조 원) 어치 순매도했다. 이는 작년 4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한 외국계 증권사는 "순매도의 대부분이 미국 국채 등 달러 표시 채권"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초 발표된 미국 고용 지표에서 임금 상승 폭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자 인플레이션 가속화 전망이 제기됐고 이에 따라 미국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여러 지방은행 운용 담당자는 "예상보다 높아진 금리로 확대된 평가손실을 털기 위해 미국 국채를 매도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 채권을 매도한 투자자금 일부가 일본으로 환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20년물 국채 금리는 12일 0.535%로 최근 1개월간 하락 추세를 보였고, 10년물 금리도 낮아지고 있다.

신문은 일본은행이 완화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안심감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미국 국채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일본 국채금리 하락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회계기준으로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4월 이후에도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순매수할지는 불투명하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선물 포지션 동향을 보면 지난 6일 기준 투기세력의 순매도 규모는 36만 계약을 기록했다. 1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투기세력도 미국 채권 가격 하락을 점치고 있다는 얘기다.

신문은 채권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강하면 아무리 현재 금리 수준이 높다 해도 매수세가 주춤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환헤지 비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달러화 채권 투자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투자자들이 어쩔 수 없이 자국 국채를 사는 움직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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