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지난해 SK텔레콤 주요 자회사들의 실적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SK브로드밴드는 성장세를 이어가며 순항한 반면 SK플래닛은 수익성 악화와 일회성 비용 탓에 순손실이 전년보다 늘었다.

13일 SK텔레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SK브로드밴드는 매출 3조501억원과 당기순이익 320억원을 거뒀다.

매출과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6%, 48.8% 증가했다.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의 자회사 가운데 매출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IPTV, 초고속인터넷 등이 주력 사업이다. IPTV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꾸준히 늘면서 지난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최근 SK브로드밴드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달 기준 SK브로드밴드의 IPTV 가입자는 442만7천명으로 KT에 이어 업계 2위에 올라 있다.

지난 1월에는 IPTV 셋톱박스에 SK텔레콤 인공지능(AI) 플랫폼인 '누구'를 결합한 'Btv 누구'를 출시했다. SK브로드밴드는 IPTV용 셋톱박스를 가정 내 인공지능 비서와 사물인터넷(IoT) 허브로 진화시킨다는 계획이다.





반면 전자상거래 플랫폼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은 지난해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SK플래닛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5천1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6배 이상 늘었다. 지난 2016년 SK플래닛은 순손실은 310억원이었다.

11번가는 지난해 거래액 9조원을 돌파하는 등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사업 확장 과정에서 비용 지출과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수익성은 크게 악화했다.

내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국내 전자상거래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수천억원의 적자를 단숨에 줄이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SK플래닛이 지난 2014년 인수한 미국 모바일커머스 기업 샵킥 역시 만성 적자에 빠졌다. 샵킥은 작년 488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당기순손실은 252억원에 달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공시되지 않은 영업손실을 기준으로 하면 전년 대비 적자 규모가 오히려 줄었다"면서 "지난해 해외투자 손실 2천억원을 추가 반영해 순손실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11번가의 성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박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SK브로드밴드와 SK플래닛은 각각 IPTV 부문, 11번가의 성장으로 SK텔레콤 전체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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