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미국의 국무장관 교체와 예상에 부합한 물가로 엔화에 대한 오름폭을 줄이고, 유로화에 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3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6.58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6.36엔보다 0.22엔(0.20%) 올랐다. 한때 107.27엔이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238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340달러보다 0.0046달러(0.37%) 상승했다. 일 중 1.2406달러까지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2.01엔을 기록해, 전장 가격인 131.26엔보다 0.75엔(0.56%) 높아졌다.

달러화는 소비자물가 발표 전 107엔대에서 106엔대로 내려섰다.

유로화는 소비자물가 발표 후 1.24달러대로 올랐다.

외환 전략가들은 물가 상승세가 더 뚜렷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를 한 세력들이 지표 발표 후 달러를 매도했다며 하지만 근원 소비자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은 어느 수준에서는 달러 매도를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뉴욕증시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교체됐다는 소식에 엎치락뒤치락한 것도 달러에 부담을 줬다.

RBC는 틸러슨 장관의 교체는 이란 핵 협정과 유가 시장에 영향을 준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협정에 대해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고, 폼페이오 국장은 훨씬 더 매파적이라고 진단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금값이 올랐다.

JP모건 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경제학자는 "2월 물가는 1월 수치에서 유추된 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에게 물가가 너무 차지도 않고 너무 뜨겁지도 않다는 만족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베첼 매니징 디렉터는 "물가는 이날 확실한 시장 변수였고, 희망했던 것보다 덜 나왔다"며 "틸러슨 뉴스는 일부 통화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반사적인 달러 매도가 나타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베첼은 신흥시장 통화와 다른 G10 통화는 광범위한 달러 약세로부터 혜택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지난 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에 부합한 수준으로 올랐다.

미 노동부는 반올림하지 않은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50% 올랐다고 발표했다. 1월은 0.539%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2% 상승이었다.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로는 2.2%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큰 폭이지만 시장 예상치 2.3% 상승에는 못 미친다. 1월에는 2.1% 올랐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2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0.182% 상승했고, 1월에는 2005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인 0.349% 올랐다. 애널리스트들은 0.2% 올랐을 것으로 예측했다.

2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8% 높아졌다. 3개월째 같았다. 애널리스트들은 1.9% 상승을 예상했다.

노동부는 또 2월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시간당 실질 임금은 변동이 없었고, 주간 실질 임금이 전달비 0.3% 늘었다고 밝혔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가 기술주 약세로 일제히 반락하자 엔화에 대한 오름폭을 더 낮췄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한 오름폭을 소폭 낮췄다.

전략가들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는 인상되지만,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명분이 약해졌다고 내다봤다.

스탠더드 차타드 뱅크의 일야 고프쉬테인 거시 전략가는 "2월 소비자물가는 점도표를 3번에서 4번으로 움직이기 충분치 않다"며 달러의 방향성은 잘 확립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고프쉬테인은 투자자들은 더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정부 각료의 변화는 세계에 대한 매파적인 시각으로 점진적인 흐름을 의미하고, 확실하게 이는 무역과 연관된다며 "이는 달러에 대한 지지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BNY 멜론은 2월 헤드라인과 근원 물가가 모두 소폭만 올라, 물가 공포가 완화됐다며 연준은 이번 FOMC에서 과도하게 공격적일 필요가 없다고 내다봤다.

다만 소시에테제네랄(SG)의 키트 주크스 거시 전략가는 "최근 조정과 관련해 달러-엔 환율이 어떠한 종류의 희망이라도 제시하기 위해서는 107.50엔 위로 올라야 한다"면서 "그러나 이 수준으로 오르는 것은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107.50엔에 도달하기 전에 많은 매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략가들은 이날 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 경영자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의 경기 낙관론을 보였다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은 2월 소기업 낙관지수가 전월 106.9에서 107.6으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45년 전 집계가 시작된 이후 두 번째로 높다.

또 미 대기업 CEO 137명을 상대로 시행된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설문조사 결과,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가 2.8%로 제시됐다. 이는 앞서 제시했던 2.5%보다 상향 조정된 것이며 설문조사가 실행된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다만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2월 7일부터 2월 26일까지 이루어져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알루미늄과 철강 제품 관세 내용은 반영되지 않았다.

따라서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의 조슈아 볼턴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알루미늄과 철강에 대한 관세 발표는 지금까지의 훌륭한 경제 흐름을 뒤엎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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