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4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소폭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았으나, 달러-원 환율이 당분간 지지부진한 레인지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반올림하지 않은 물가 지표로는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으나, 환시 방향성을 읽을 지표로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전일 달러-원 환율은 CPI 물가 지표 앞두고 움직임이 지극히 제한되면서 대기 장세를 나타낸 바 있다. 장 막판 일부 역송금과 숏커버에 따른 움직임을 제외하면 장중 내내 1~2원가량의 레인지를 보였다.

거래량도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합쳐 57억6천900만 달러에 그쳐 올해 들어 가장 적게 거래됐다.

미 노동부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2%(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2% 상승이었다. 1월에는 0.5% 올랐다.

반올림하지 않은 2월 CPI는 전월 대비 0.150% 올라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인 0.2% 상승을 소폭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2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0.2% 올랐다. 1월에는 0.3%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은 0.2% 올랐을 것으로 예측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미국의 물가 흐름과 관련해선 달러-원 환율에 방향성이 나타나기 어렵다고 보고 전일과 비슷하게 1,060원대에서 제한된 레인지를 이어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월 미국의 CPI가 시장 예상치에 전반적으로 부합했으나, 네 차례 금리 인상에 대해선 확신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21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대한 관망 심리가 이어질 전망이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CPI가 예상된 수준으로 나왔으나 한 방향으로 달러화를 몰고 갈 재료는 아니었다"며 "반올림하지 않은 수치로는 기대치보다 약간 낮았기 때문에 세 차례 금리 인상은 지지하지만 네 차례 금리 인상까진 확신하긴 어려운 지표였다"고 말했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도 "CPI가 시장 가격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보지 않는다"며 "미국 금리가 살짝 하락했지만 달러-원 환율 입장에서 1,060원 깨고 내려갈 재료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외적 지표에 흐름이 바뀌긴 어려워 보이고, 달러-원 환율의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FOMC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스탠스를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음 주까지 글로벌 달러화가 전반적으로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틸러슨 국무장관 경질 등 미국의 정치적 혼란 가능성으로 리스크오프(안전자산 선호) 여지는 남아 있다. 국무장관 후임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내정됐다.

환시 참가자들은 이에 따라 주가가 소폭 하락하더라도 환시의 관심이 FOMC 결과로 옮겨진 만큼 1,065원선을 중심으로 한 1,060원대 레인지를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 "간밤에는 CPI보다 새로 바뀔 미 국무장관의 스탠스가 대북 강경책이라는 우려 속에 시장 가격이 움직였다"며 "CPI가 크게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주지 못해 FOMC 전까지 크게 변동 없을 것이라고 본다. 실물 수요도 크게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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