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허건 기자 = 한국신용평가는 부영주택이 자본확충 없이 추가 투자에 나설 경우 신용도가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부영주택이 사업범위를 넓히면서 차입금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신평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부영주택이 "추가적인 투자에 나설 경우 일반차입금을 늘려야 한다"며 "자본을 확충하지 않는다면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신평은 신용도가 하향될 수 있는 이유로 부영주택의 투자 자금이 현금흐름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추가적인 투자가 이어진다면 차입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일반차입금을 늘릴 경우 자기자본 대비 부채 비율이 높아져 신용도가 하락할 위험이 있다. 자본을 추가로 늘려야 부채 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부영주택은 그동안 영업이익과 국민주택기금차입금을 통해 일반차입금 규모를 관리해왔다. 실제로 2015년부터 지난 4월까지 약 2조원의 부동산을 매입했으나 일반차입금은 오히려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의 투자 확대 흐름은 재무안정성을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지적됐다.

부영주택은 경쟁심화로 인한 임대사업의 수익성 둔화에 대비해 사업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자체 분양사업을 확대하고 호텔과 레저, 오피스빌딩 사업으로 진출 중이다. 최근엔 9천억원 규모의 KEB하나은행 본점 건물(옛 외환은행 본점) 매입 우선협상자로 지정됐다.

이 사업들은 초기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한 반면, 투자자금 회수는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 가격산정과 관련한 우발채무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다. 부영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말 기준 211건(소송가액 3천346억원)의 소송에 피소됐다. 소송 결과에 따라 손해배상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부영주택의 신용위험 증가로 한신평은 주택도시기금차입금과 임대보증금 증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기금차입금이 배정된 현장의 공사비 지출과 임대보증금 증가로 인해 미래 현금흐름이 감소되는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요 모니터링 사항(KMI, Key Monitoring Indicators)을 '[일반차입금 - 임대사업관련 순자산]/자기자본비율'로 변경했다. 임대사업관련 순자산은 임대주택자산에서 기금차입금과 임대보증금을 뺀 값이다. 지난해 말 기준 115.8%였던 이 값이 150%를 초과하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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