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중국 정부가 중국의 경제 기획부서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NDRC)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3일(현지시간) 중국 국무원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제출한 개편안 문건에 따르면 발개위의 권한 상당 부분은 다른 부처로 이관될 예정이다.

기존에 발개위가 담당했던 기후변화 대응 등 환경 관련 업무는 생태환경부로 옮겨진다. 개발구 관련 업무도 신설된 자연자원부로 이관된다. 농촌 투자 관련 업무는 농업농촌부가 담당하게 되고, 독점 금지 감시 기능도 시장감독관리총국의 권한으로 재편된다.

'작은 국무원'으로 불리며 중국 경제의 엄청난 권력기구로 기능하던 발개위의 기능이 이같이 줄어든 데에는 자원 배분에 대한 지나친 감독을 경계하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류허(劉鶴) 공산당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은 인민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정부부처 개편은) 자원 배분 과정에서 시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이어 류 주임은 "(정부부처 개편은) 사소한 사안과 세부적인 승인 과정을 줄이라는 명시적인 지시"라면서 "정부의 자원 분배와 시장 활동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하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류 주임은 이번 정부부처 개편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행장도 장기 회사채 시장에서 발개위가 지나친 '계획경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며 비판한 바 있다.

또, 기존 발개위의 기능이 '개혁'보다는 '개발'에 지나치게 치중돼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인대 위원인 차이지밍 칭화대학교 교수는 "(과거 발개위의) 업무 권한은 개발 중심적이었다"라면서 "개혁 측면에서의 기능은 제한된 수준이었다"고 평했다.

발개위 내부 관료들의 부패도 권한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류톄난 발개위 전 부주임은 부정 이익과 뇌물 수수 혐의로 지난 2014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웨펑웬 전 발개위 탄광부 부주임도 횡령 혐의로 사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바 있다.

마오쇼우롱 인민대 공공정책학과 교수는 "발개위의 권한 축소는 이번 정부부처 개편에서 가장 환영받는 부분일 것"이라며 "(발개위는) 너무 크고, 지나치게 강력하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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