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한미 금리역전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과거 금리역전 경험에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리역전 폭이 확대됐을 당시 시장 흐름을 통해 금리역전의 파급 효과를 추정해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14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한국과 미국의 10년 국고채 금리역전 폭이 가장 컸던 시기는 2016년 말이다.

당시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린 후 점도표에서 추가 인상 흐름이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에 미 국채 10년 금리는 2.59%까지 치솟았고, 한국 10년 금리와의 격차는 38bp 수준으로 벌어졌다.

전일 한국과 미국의 10년물 금리역전 폭(9.78bp)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리스크 프리미엄을 반영해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의 채권금리가 더 높게 형성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었다.

당시 채권시장에서도 한미 금리역전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이 화두였다.

미국이 향후 추가인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국내는 경기 회복세가 부진해 당분간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016년 12월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 현안 보고에서 "내년에 미국이 금리를 예상대로 2∼3번 올리면 내외 금리 차가 줄어들면서 저희로서는 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방향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금리를 3번 올려도 현 기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아니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국제자금 이동 상황, 국내 시장금리 변동이 금리 결정에 분명히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시장 우려처럼 외국인의 국내 채권시장 이탈 움직임이 본격화하지는 않았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의 채권 투자자금은 2016년 10월 32억8천만 달러 감소했다가, 11월과 12월에는 유출 폭이 각각 15억5천만 달러와 4억 달러로 축소됐다.

한 금통위원은 2017년 1월 금통위에서 "정상적인 시장메커니즘(mechanism)의 작동에 의한 차익거래의 활성화와 그에 따른 환율변동 및 자본 유출입이 있을 것이나 비정상적인 자본 흐름의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며 "현시점 우리나라의 신인도와 제반 대외건전성 결정요인들을 검토할 때 한미 금리역전 현상이 향후에도 금융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국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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