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디스플레이패널 업체들이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패널의 공격적인 증설을 사실상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IHS마킷이 14일 진단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AMOLED 패널 채택 비율인 높아지면서 두 업체는 지난 2년간 전례 없는 캐파 증설을 단행했다.

그러나 IHS마킷에 따르면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지난해 3분기 이후 AMOLED 패널 캐파 확대의 속도 조절에 나섰다.

특히 지난 1월 말까지 수요가 예상했던 것에 미치지 못하고 공장 가동률도 낮아짐에 따라 핵심 캐파 확대 계획을 모두 지연시켰다는 것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월 삼성디스플레이의 AMOLED 패널 출하는 전달보다 21% 감소했다. 애플 아이폰X용 물량이 감소한 데다 1월에는 삼성전자와 중국의 스마트폰 수요 약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LG디스플레이의 AMOLED 출하 역시 전달보다 16% 감소한 7만장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과거 기대했던 것만큼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디스플레이나 사양은 이미 매우 뛰어난 수준인 데다 소비자들의 교체 주기 역시 길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다.

고사양의 플렉서블 AMOLED 패널 가격은 액정표시장치(LCD) 대비 두 배가량 높아 다양한 스마트폰 모델에 채택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IHS마킷의 찰스 애니스 시니어 디렉터는 "지난 2년간 모바일에 적용할 AMOLED 캐파가 두배로 늘어난 이후 한국의 시설투자가 둔화되는 것은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럼에도 모든 신규 투자와 다양한 양산 스케쥴이 중단된 것은 지속적인 캐파 확대를 시장에서 흡수할 수 없다는 것을 업체들이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업체들과 달리 중국의 디스플레이패널 업체들은 여전히 공격적인 AMOLED 캐파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IHS마킷은 지적했다.

지난 2016년 11만8천㎡였던 중국의 AMOLED 캐파는 2020년에는 830만㎡로 연간 145%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AMOLED 시장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중국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가 지속되는 것은 업체들이 중국 전역에 걸쳐 여러 지역에서 지방정부와 계약을 맺은 상태여서 전략에 변화를 줄 여력이나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IHS마킷은 지적했다.

애니스 디렉터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 AMOLED 패널의 새로운 응용처가 생겨나고 패널 가격이 하락하면서 LCD 대비 AMOLED 패널의 이점이 부각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여전한 기술적 장벽과 높은 비용 때문에 AMOLED 패널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날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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