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지난해 네이버와 카카오의 현금성자산이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두 회사는 비축한 현금을 바탕으로 기업 인수·합병(M&A)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네이버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9천76억원에 달한다.

현금화가 쉬운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할 경우 네이버의 실질적인 현금성자산 규모는 3조2천415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년 말과 비교해 9.2% 증가한 규모다.

네이버의 지난해 영업현금흐름은 9천400억원으로 지난 2016년에 비해 19.2% 감소했지만, 여전히 탄탄한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요 수익원인 검색 광고가 포함된 비즈니스플랫폼 부문이 확실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인터넷업계 맞수인 카카오도 현금성자산이 크게 늘었다. 작년 말 기준 카카오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조5천109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72.0% 증가했다.

지난해 카카오는 전년 대비 17.2% 증가한 3천719억원의 영업현금흐름을 기록했다. 여기에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등 자회사들이 유치한 투자금이 더해지면서 현금성자산이 대폭 증가했다.

카카오는 올해 초에도 유상증자를 통해 약 1조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자회사 카카오게임즈가 지난달 투자유치로 확보한 자금도 1천400억원에 달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그간 쌓아놓은 현금을 활용해 M&A를 비롯한 대규모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보유 현금 규모를 감안하면 조단위 '빅딜'이 터질 가능성도 크다.

관심 분야도 웹툰, 게임 등 콘텐츠와 인공지능(AI), 자율주행을 비롯한 4차산업 관련 기술로 비슷하다. 두 회사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잠재력만 있다면 국내외 어떤 기업이든 투자를 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해왔다.

네이버의 경우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직접 해외로 나가 투자처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현 네이버랩스유럽) 인수 역시 이 GIO의 지휘 아래 이뤄진 투자다.

카카오는 김범수 이사회 의장의 최측근인 여민수 광고사업총괄 부사장과 조수용 공동체브랜드센터장을 새 사령탑으로 내세워 M&A 추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여 부사장과 조 센터장은 오는 16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공동대표에 오를 예정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투자 확대로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현금성자산을 감안하면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며 "대형 M&A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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