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미국으로부터 촉발될 수 있는 무역 전쟁과 유로화 강세 등에 대해 우려하며 아직 ECB는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아직 끝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날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연설한 드라기 총재는 "ECB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데 자신감을 느낀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흐름이 지속한다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드라기 총재는 "우리가 채권 매입을 끝내기 위해서는 하나의 분명한 조건이 있다"면서 "우리는 물가가 우리의 목표치인 2% 근처로 중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게 오르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드라기 총재는 지난주 미국 행정부가 발표한 관세 정책이 유로존 경제에 미칠 영향과 유로화에 대한 우려감을 내비쳤다.

드라기 총재는 "미국 관세가 유로존에 즉각적으로 미칠 영향은 크지 않지만 다른 상품들과 관련해 보복 정책이 나온다면 무역 긴장감이 악화할 수 있다"면서 "이는 기업 자신감과 투자를 꺾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유로화 강세에 대해 드라기 총재는 "현재 유로화 강세는 유로존 경제 개선 이상의 요인들로 인해 나타나고 있다"면서 "물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ECB는 계속해서 참을성 있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성장이 강하다고 해서 우리의 할 일이 끝났다고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WSJ은 드라기 총재의 이와 같은 발언은 지난주 ECB가 양적완화를 끝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작은 발걸음을 디뎠지만 여전히 ECB는 최근 금융 시장 변동성과 미국 정치 불확실성 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나온 후 유로화는 달러 대비 0.3센트 내린 1.237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행사에서 페르트 프레이트 ECB 수석 경제학자 역시 비슷한 발언을 했다.

그는 "여전히 우리는 장기적으로 ECB의 목표에 완전히 도달하는 데 있어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mwoo@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