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4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3bp 낮은 2.815%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2bp 하락한 2.260%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4.3bp 내린 3.058%에서 거래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소매판매 부진으로 상승 출발했다.
전일 국채가는 2월 소비자물가가 예상한 수준인 데다 미 국무장관이 갑작스럽게 교체되면서 안전 선호가 강해지고, 국채 입찰이 잘 소화되면서 올랐다.
금리 전략가들은 소매판매 부진 후에 하락 시도가 나오는 등 방향 탐색 장이 펼쳐졌지만 결국 매수가 우위를 보였다며 무역전쟁 우려가 재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전일 늦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술·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한 최대 600억 달러(약 63조9천억 원) 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또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럽이 미국 관세 부과에서 면제를 받기 위한 협상을 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보호무역주의가 유럽 경기 낙관론을 훼손하고, 세계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2.6bp 내린 0.591%에서 거래됐다.
이날 발표된 지표는 물가 상승 압력의 고조를 뒷받침할 만한 게 없었다.
미 상무부는 2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3% 증가였다.
소매판매는 2012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석 달 연속 줄었다.
경제학자들은 지난해 말 세제개편이 통과되면서 세금납부액이 줄었기 때문에 지난달의 소비 감소는 예상 밖 결과라고 설명했다.
소비가 주로 감소한 부분은 자동차와 휘발유였다.
자동차를 제외한 2월 소매판매는 0.2% 증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0.4%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CIBC 이코노믹스의 로이스 멘데스 경제학자는 "올해 초는 미국 소매업자들에게 싸늘한 시작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네일 듀타는 "세금 환급이 늦어지는 것이 지출에 부담을 줬을 수 있다"며 "탄탄한 소득 증가와 세금납부액 감소, 저축률 상승 등의 밝은 여건은 소비자가 장래에 지갑을 열 여지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2월 미국의 생산자물가가 소폭 올라, 물가가 완만하게 오르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 상무부는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2%(계절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0.1% 상승이었다.
2월 PPI는 전년비 2.8% 상승했다. 이는 최근 고점 3.1%보다 낮다.
1월 미국의 기업재고가 시장 예상대로 늘었다.
미 상무부는 1월 기업재고가 0.6%(계절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도 0.6% 증가였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오전에 무역전쟁 우려로 반락했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낙폭이 신임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래리 커들로 CNBC 선임 경제평론가가 내정됐다는 소식으로 줄어들자 오름폭을 줄였다.
커들로는 관세 부과에는 반대하는 정통 보수성향으로 평가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를 둘러싼 마찰로 게리 콘 위원장이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차기 NEC 위원장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컸다.
또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의 가늠자로 여겨졌던 펜실베이니아 주 연방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기를 잡은 것도 관심을 끌었다.
선거 지역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뒷받침했던 이른바 쇠락한 공업지대였다.
다만 민주당 후보가 641표(0.2%포인트) 앞선 데다 부재자 투표 약 3천900장이 개표되지 않아, 결과가 뒤집힐 여지는 남아있다.
전략가들은 최근 물가 지표가 확인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 가중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네 차례 금리 인상 기대가 누그러졌다고 진단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올해 네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31% 반영했다. 한 달 전에는 24%였지만 전일에는 34%까지 올랐다.
SVB 자산운용의 폴라 솔레인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이 물가를 지켜봤지만, 지금까지 물가는 너무나 유순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데이터트렉 리서치는 "채권 투자자에게 약세장이 얼마나 나쁠지 보려고 국채 10년물 성과와 소비자물가를 점검해봤다"며 "요점은 연준이 물가 압력을 해결한다는 느낌을 시장이 받는 동안 채권 약세장은 단지 12~24개월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리서치는 "그러나 최근은 채권 수익률이 너무 낮아서 약한 약세장이라도 큰 손실을 낼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3개월 유로달러 선물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이 50bp에 달할 여지가 11%로 나타났다.
경제학자들은 다음 주 50bp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베렌버그 캐피털 마켓츠의 미키 레비 수석 경제학자는 "(연준이) 공격적으로 돌아설 이유가 없다"며 큰 폭의 금리 인상은 증시와 채권시장을 놀라게 할 뿐 아니라 경제 성장 동력에도 해를 끼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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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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